목판조형 세계 거닐며 마음에 `성찰` 새기다
목판조형 세계 거닐며 마음에 `성찰` 새기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10.27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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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체인 사람의 역사ㆍ실존 성찰을 담은 정원철의 마주보기(face to face).
삶의 주체인 사람의 역사ㆍ실존 성찰을 담은 정원철의 마주보기(face to face).

도립미술관서 내년 2월 6일까지

`각인-한국근현대목판화 100년` 전

실험적 판화ㆍ민중미술목판화 선봬

출판 표지화 등 3부 섹션 나눠 진행

목판화는 확실히 다른 시각매체들에 비해 좀 더 직접적이었고, 보다 넓고도 광활한 소통기능을 발휘했다. 1980년대 목판화를 활용한 오윤의 출판미술이나, 여타 사회운동 현장의 걸개그림이 대표적이다. 20세기 한국현대목판화는 전통과 현대가 잘 직조된 그에 비례하는 표현과 소통을 우리 미술에 각인시킨 훌륭한 미디어다.

이처럼 전통과 현대의 미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각인(刻印)-한국근현대목판화 100년` 전시가 오는 29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각인(刻印)-한국근현대목판화 100년` 전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20세기 한국 근대기의 출판미술과 목판화를 포함해,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실험적 판화와 1980년대 민중미술목판화를 전시하며, 최근 동시대 미술현장에서 목판화를 독립 장르로 개척하고 있는 작가까지 선보이는 대형 기획전이다.

더불어 조선시대 책 표지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했던 능화판(한국국학진흥원 제공)을 특별전 형식으로 선보인다. 이러한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본 전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1부 `20세기 한국근현대목판화의 도전과 성취`로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주로 출판을 통한 표지화나 삽화로 동시대를 반영한 대표적인 책들이 전시된다. 책과 더불어 개화ㆍ계몽ㆍ항일의식을 담은 목판화도 만날 수 있다.

20세기 목판화가 1000년이 넘은 전통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수준을 일구어냈다면, 21세기 대형 목판화를 통한 작가들의 현대미술에의 도전은 또 20세기 한국 목판화를 계승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2부는 지난 20세기를 온몸으로 거쳐 온 중진ㆍ원로 작가들이 개별적으로 인생을 걸고 도전한 실제 작업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손영기의 표지 판각.
손영기의 표지 판각.

현대미술과 화단 중심부로부터 소외된 장르인 목판화에 수십 년 이상 천착해온 작가들이 남긴 결과물인 작품들이다. 60대 중진작가의 초대형 목판화와 70대 후반에 이른 원로작가의 밀도 높은 소형 목판화가 상호 조응하는 컬래버레이션 전시로 먼저 `공간`에 대한 접근하고 김억ㆍ정비파ㆍ류연복의 역사적 국토, 안정민ㆍ김준권ㆍ유대수의 내면 성찰의 산수 등 6명의 작가로 구성된다.

이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풍경과 산수, 즉 우리 삶의 터전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공동체와 자신의 개별적 존재를 동시에 고민한다.

또한, 삶의 주체인 사람의 역사적ㆍ실존적 성찰이 주된 내용이다. 강경구ㆍ정원철ㆍ이윤엽의 역사적 실체인 사람에 대한 오마주와, 서상환ㆍ주정이ㆍ윤여걸의 근원적 생명성에 대한 반성적 성찰로 구성된다.

3부 특별전 `조선시대 능화판을 만나다`에서는 능화판에 사용되는 문양은 아름다운 꽃과 나비 등 동식물을 모티브로 한 것, 하늘과 땅, 그리고 우주를 상징하는 기하학적 문양, 길하고 복된 의미를 담고 있는 문자 등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유하고 있는 소장 작품과 기탁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가 한국근현대목판화 100년이라는 제목을 내세웠지만, 전시 구성상 2000년대 이후 목판화 작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모두 독자적인 내용과 목판화 어법과 형식을 갖추고, 표현 기량과 기술도 완성된 작가들이다.

김종원 관장은 "목판화라는 장르에 대한 개념적 사유도 충분하다. 이들이 겪어온 20세기의 삶과 미술언어 그리고 21세기 현실에 조응하는 목판조형세계를 관객들이 함께 거닐면, 꿈틀거리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며 "이것이 오늘을 관통하는 목판화의 힘이다. 마음에 각인(刻印)된 그 맛을 맘껏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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