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30 (금)
부산 LPGA 개최로 세계 스포츠 도시 명성이어야
부산 LPGA 개최로 세계 스포츠 도시 명성이어야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10.2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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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미로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24일 막을 내렸다. LPGA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2021 BMW LPGA에서 LPGA 투어 한국선수 통산 200승을 세우면서 세계 골프사에 새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에는 84명의 국내외 선수가 출전했다. 챔피언 고진영 선수(26)는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8타를 줄여 합계 22언더파로 임희정 선수와 동률을 이뤘다. 이어 18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버디를 넣은 고진영이 임희정을 제치고 우승해 올 시즌 4연승을 달성했다. 고진영은 지난 1988년 고 구옥희 선수가 LPGA 첫 우승한 이래 33년 만에 한국선수 LPGA 통산 200승을 채운 주인공이 됐다.

자국 투어인 미국을 제외하고 LPGA 투어에서 200승을 달성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스웨덴은 혼자 72승을 따낸 안니카 소렌스탐을 앞세워 미국, 한국 다음으로 많은 승수(118승)를 거뒀다. 호주도 80승을 넘겼고, 일본 선수들은 51승을 합작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2012년 8월 유소연(31)이 제이미파 톨리도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100승을 채웠다. 이후 이번 200승이 나올 때까지 약 9년 사이에 L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따낸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이 101승부터 200승을 쌓는 동안 LPGA 투어가 자국 투어인 미국 선수들조차 67승밖에 따내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2015, 2017, 2019년에 15승씩 쓸어 담는 등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LPGA 투어 매 시즌 최다 우승국 자리를 지켰다. 한국이 101승에서 200승을 채우는 사이 미국 67승 다음으로는 태국이 17승, 뉴질랜드 16승, 호주 12승, 일본 11승 순이다. 글로벌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2년 만에 열린 국내 유일의 LPGA 정규 투어 대회에서 한국 선수 통산 200승은 한국여자프로골프에 새 지평을 여는 기분 좋은 출발이다.

LPGA 투어 한국 선수 통산 200승 달성의 대장정에는 눈물과 땀의 역사가 있다.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첫 우승은 1988년 3월 고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협회장의 스탠더드 레시스터에서 나왔다. 1988년 9월 개막한 서울올림픽 준비에 국가적 관심이 쏠려 있었다. 당시 골프가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고, 경기 중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신문 지면에 비중있게 실렸다. 박세리(44)가 10년 뒤인 1998년 US여자오픈 등 메이저에서만 2승을 따내며 본격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미국 진출의 길을 열었다. 1999년 김미현(44)이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 한국 선수 통산 10승째를 달성했다. 2006년 김주미(37)가 50승을, 2012년 유소연(31)이 100승을 따내면서 한국 선수 200승의 이정표를 세웠다. 1승에서 100승까지 24년에 걸렸으나 101승부터 200승까지는 채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200승에는 한국 선수 48명이 힘을 모았다. 이 중 29명은 2승 이상을 맡았다. 200승 가운데 메이저 우승은 10명이 합작한 34승이다. 박세리는 25승을, 박인비(33)는 21승을 했다. 김세영(28)은 12승, 신지애(33)와 고진영이 11승을 했다. 박세리와 세리 키즈가 이뤄낸 사우스코리안 왕조의 눈부신 활약의 결과다.

이제 부산시의 고민이 남아있다.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인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이 계속 개최 여부이다. 계약기간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이다. 2018년 대회 유치 당시 LPGA와 협약은 2019년부터 5년간 파트너십을 맺는 한편 LPGA 공식대회는 3년간 열고 추후 협의를 거쳐 연장키로 했다. 아시아드CC에서 LPGA인터내셔널 부산으로 골프장 이름을 변경했고 미국 LPGA 본부가 공인하는 명품 코스로 거듭났다. 2019년 대회에는 1~4라운드 합산 7만여 명 이상이 골프장을 찾았다. 무관중으로 진행된 올해 대회는 2년 전처럼 세계 170여 개국 채널로 동시 생중계돼 골프장을 세계에 알렸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는 해운대에 이어 기장군은 힐튼호텔, 이케아 등 세계적인 브랜드가 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LPGA인터내셔널 부산은 LPGA 개최로 골프장과 도시의 명성과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재)씨젠의료재단은 국내 최초 4시간 만에 검사결과를 자랑하는 모바일 코로나19 검사실을 설치해 선수 등에게 K-방역의 우수성과 방역 성공대회의 성과에 일조했다. 바다미술제(일광해수욕장)는 문화도시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부산시는 소탐대실을 버리고 LPGA 계속 개최를 통해 골프 강국의 명성을 잇고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의 성장과 행진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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