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이 매일 만나는 걸림돌
시각 장애인이 매일 만나는 걸림돌
  • 장용식
  • 승인 2021.10.2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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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식 김해문협 회원
장용식 김해문협 회원

요즘은 남녀노소가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한다. 내가 알기로는 진영에 공원이 네 곳 있다. 지금의 진영역사 공원은 가파르지 않고 조깅하기에 아주 좋아 새벽부터 밤늦도록 운동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하지만 장애인을 배려한 편의 시설은 여전히 아쉽다. 시각장애인인 나는 많이 아쉽다. 중간에 벤치가 있는데 어디에 있는지 점자블록이 없어 찾기가 어렵다. 화장실도 시각장애인들이 만져보고 남녀를 구분할 수 있게 아크릴 재질이면 좋으련만 그림으로만 구분을 해놓았다. 간혹 여자 화장실에 잘못 들어가 난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모두가 비장애인 위주로 만들어 놓았다. 인도를 걷다 보면 인도에 주차를 하지 못하게 긴 봉이나 돌을 가공해 둔 곳이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그 돌부리에 걸려 안 넘어지는 장애인이 없다. 특히 전동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시각장애인들은 너무나 위험하다. 인도는 엄연히 보행자의 길이다.

시청 도로과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그때마다 "네 알겠습니다"가 전부다. 또다시 전화를 하면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하고 민원이 언제쯤 시정이 될지. 도로에서 문화센터로 들어오는 길에 어린이집이 있다. 입구에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라고 쓰여 있는데 잘못됐다. 도로 폭이 약 10m 정도 되는데 보행자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아야 할 곳에 아주 안쪽까지 차선만 그려 놓았다. 어린이 보호 구역이라고 써놓고 보행자 길도 없으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나는 오전에 매일 병원을 찾아 물리치료를 받는다. 병원 가는 길에 바깥쪽으로 조심조심 걸어가는데 어느 승용차가 내 무릎을 쳤다. 한참을 있어도 운전자가 말이 없어 다가가 차창을 두드리니 창문이 열리자 "사람을 치었으면 어디 안 다쳤냐고 물어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아저씨가 차도로 다녔잖아요"라며 큰소리를 쳤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시청 도로과에 또다시 전화를 했으나 매번 제자리다. 도대체 민원이 수용되는 날은 언제 올는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바로 직진하는 길이 있다. 하지만 전동 휠체어는 빙 돌아야만 한다. 입구에도 많은 차들이 주차돼 있어 휠체어가 지나가기 힘들다. 문화센터에 주차공간이 많은데 조금 걷기 싫어서 보행자나 휠체어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주차를 해버린다. 모두가 자신만 생각하고 보행자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설계를 할 때 장애인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텐데. 비장애인들 위주로 설계를 하다 보니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찾기 어렵다. 언젠가 시각 장애인도 공원이나 편의 시설에서 불편함 없이 한가롭게 이용할 수 있을까? 안전한 길을 만들어 마음놓고 다닐 수가 있을까? 그날이 오기는 할까?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만큼 편견 없는 세상이 된 것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장애인에게 더 많은 배려를 바라는 것도 이기심이란 생각도 해 본다. 장애인이든 일반인이든 사회에 감사하고 서로 양보하고 좀 불편해도 좀 참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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