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1:41 (금)
따오기 40마리, 우포늪 자연으로 `훨훨`
따오기 40마리, 우포늪 자연으로 `훨훨`
  • 박재근ㆍ조성태 기자
  • 승인 2021.10.14 2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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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우포늪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인공증식한 따오기 40마리가 방사되고 있다.
14일 우포늪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인공증식한 따오기 40마리가 방사되고 있다.

문화재청ㆍ도ㆍ창녕군 4차 방사

10월 방사 처음ㆍ총 120마리 성공

"스스로 번식 멸종위기 벗어나길"

"훨훨 날아라…." 문화재청, 경남도, 창녕군이 14일 우포늪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인공증식한 따오기 4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9년 이후, 4번째 자연 방사다.

창녕군은 우선 10마리를 이런 방식으로 날려 보냈다. 방사장을 벗어난 따오기들은 복원센터 주변을 맴돌다 각각 흩어졌다.

창녕군은 나머지 따오기 30마리는 방사장 문을 별도로 열어두고 며칠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날아가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방사는 과거 3차례 방사와 좀 다르다. 창녕군은 지금까지 5월에 따오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10월 가을 방사는 처음이다. 창녕군은 따오기가 주로 겨울을 나려고 한반도 남쪽으로 날아온 점이 많았다는 과거 기록과 여름철 폐사율이 높았다는 모니터링 결과를 근거로 가을 방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보다 먼저 따오기를 복원한 일본이 봄ㆍ가을 두 번 야생 방사를 하는 점도 참고했다. 40마리 중에서 암컷이 24마리인 점도 특징이다. 창녕군은 이전까지 방사 때마다 자연 적응력이 높은 수컷을 더 많이 풀어줬다.

이번에는 야생에 적응한 수컷과 만나 새끼를 더 많이 낳도록 암컷 숫자를 늘렸다. 4번에 걸쳐 창녕군이 날려 보낸 따오기는 120마리. 창녕군은 이 중에서 31마리는 죽은 것을 확인했다.

김성진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박사는 "자연에 적응하지 못해 죽거나 수리부엉이, 참매 등 맹금류, 담비, 삵, 들개 등 포유류한테 잡아먹힌 따오기도 있다"고 말했다.

야생 방사는 3년째를 넘기면서 결실을 봤다. 방사한 암수가 짝을 맺어 따오기 2마리가 탄생했다. 지난 2019년 자연으로 돌아가 이방면 모곡마을 나무에 둥지를 튼 2016년생 동갑내기 따오기 암수가 올해 4월 번식에 성공했다. 암컷 따오기가 낳은 알 2개에서 새끼 두 마리가 무사히 부화했다.

자연으로 돌아간 따오기 대부분은 우포늪을 중심으로 창녕군에 산다. 몇몇 따오기는 300㎞나 떨어진 강원도 영월군, 수십㎞ 떨어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에서 관찰되기까지 했다.

따오기는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으로 시작하는 동요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흔한 철새였다. 그러나 포획, 서식지 훼손 등으로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복원사업을 하는 지금도, 천연기념물 198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생물일 정도로 개체 수가 여전히 적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2008년 람사르 총회를 유치한 것을 계기로 2006년부터 따오기 복원을 조심스럽게 추진했다. 중국이 한중정상회담 기념으로 2008년 따오기 4마리를 기증하면서 복원사업이 마침내 현실화했다.

낙동강 수계에 속한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은 따오기 복원에 적지다. 여기다 멸종위기종을 되살리겠다는 창녕군과 정부 의지가 맞아떨어졌다. 복원사업 최종 목표는 우리 땅 곳곳에서 따오기가 자연 정착하는 것이다.

김성진 박사는 "자연으로 돌아간 따오기가 스스로 번식해 멸종위기종을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야생 방사를 계속하면 따오기가 우리나라 전역에 흩어져 살아갈 가능성이 커진다"며 "따오기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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