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 경선 관전평①
국민의 힘 경선 관전평①
  • 김은일
  • 승인 2021.10.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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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며칠 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이재명이 최종 선출됐다. 원사이드한 게임으로 가다가 막판에 가장 중요한 서울 경선에서 국민선거인단에게 철저히 외면당하는 바람에 겨우 과반을 넘겨 본선으로 직행하였다. 만약 결선투표로 갔다면 현재 민심의 변화로 보아 이낙연이 이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지만 일단 후보로 공식 공표된 이상 이것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이재명 측에서는 결선투표에 절대로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대로 정리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어쨌든 이제 대선 후보 선출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국민의 힘으로 완전 이동하게 되었다.

흔히 정치는 말이다라는 식으로 정치에 있어서 말의 중요성을 말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라 했고 유명한 달변가였지만 정작 노무현을 세운 것은 자신을 희생하고 조롱을 견디며 지역감정과 맞서 싸운 투쟁이었다. 정치를 말로 하는 것은 먼저 말의 자격을 획득한 후의 일이다. 말의 자격은 세치 혀가 아니라 신념과 자기희생이라는 행동으로 얻어진다. 여기에 경륜 정도를 보탤 수 있겠다. 이러한 이론에 따라 말의 자격을 획득한 현재 국민의 힘 경선 후보를 꼽자면 윤석열과 홍준표 후보를 들 수 있겠다. 물론 말의 자격은 필요조건에 불과하며 충분조건까지는 아니다.

윤석열 후보는 거의 2년의 시간 동안 정권 전체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견디면서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신념과 자기 희생을 보여주며 정치인으로서 말의 자격을 획득했다. 우파 정당의 존재가 실종된 시대에 홀로 무도한 좌익들과 외로이 싸우고 그들의 폭주를 막아오며 지금의 반전 상황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그의 큰 공로라 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정치인으로서의 필요조건을 갖춘 후 국민들의 높은 지지로 소위 대세론까지 획득하며 현재까지는 가장 유력한 야당 대선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의 적임자로서의 충분조건까지 갖추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필자는 최근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여러 장면들을 보게 되었다. 그는 논란을 일으키는 말을 많이 하여 1일 1망언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데, 내용을 보면 단순한 말실수나 해프닝 수준이 아니라 팩트가 아닌 말을 확인 없이 쉽게 하거나 사회 현안에 대해 남 일 대하듯 피상적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경솔하게 말로 뱉어버리는 언행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동네 친구들이랑 수다 떠는 식의 문제 인식과 말습관을 대통령 후보가 되어서도 계속 유지한다면 어렵게 획득한 말의 자격을 쉽게 상실할 수도 있겠다 싶다.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일 중에 반드시 짚어주고 싶은 문제는 홍준표 후보의 급부상에 대해 역선택이니 위장당원이니 하는 식의 반응이다. 역선택이라는 것은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대 후보를 지원하는 것인데 홍준표 후보는 이 범주에 들어가는 후보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는 명제이다. 위장당원 문제도 그렇다. 민주당에서 국민의 힘 경선에 영향을 끼치고자 위장당원을 가입시키려면 적어도 몇만 명은 되어야 할 것인데, 민주당이 몇만 명의 위장당원을 모아서 가입시키는 공작을 지금 시국에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어려운 일을 하필이면 경쟁력이 강한 홍준표 후보를 상대로 왜 한다는 말인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전혀 성립이 되지 않는 주장이다. 심지어 이런 허술한 주장을 후보 본인이 직접 공식 석상에서 했다는 것은 후보 개인의 판단력이나 사고력에 대한 의문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일이다. 남의 말을 듣거나 남에게 말하는 시간을 좀 줄이고 혼자서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필요가 있지 않겠나 싶다.

그런데 당장 드러나지는 않지만 진짜 심각한 문제는 후보 개인의 문제보다 캠프의 문제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를 가능케 할 유일한 대안으로 1년 이상 대세론을 형성해왔다. 대세론이 형성되면 기회주의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게 마련이다. 후보 개인이 확고한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있지 못하면 몰려드는 기회주의자들에게 둘러싸이고 얹힌 채로 어딘지도 모르게 흘러가게 된다. 기회주의와 소신 없음은 국민의 힘이라는 제1 보수정당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니 말이다. 캠프 문제는 후보 개인의 문제와는 달라서 수정이 어려운 문제이고,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나 지난 4ㆍ15 총선에서의 문제점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기 때문에 당에서 혹시 인지한다면 어떤 문제보다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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