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옥 신행길의 새로운 발견 ②망산도(望山島)
허황옥 신행길의 새로운 발견 ②망산도(望山島)
  • 도명 스님
  • 승인 2021.10.1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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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 정 담(山寺情談)
도명 스님 여여정사 주지ㆍ가야불교연구소장
도명 스님 여여정사 주지ㆍ가야불교연구소장

가야의 건국과 허황옥 공주의 도래를 말해주는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조를 보면 서기 48년 7월 27일 구간들이 수로왕에게 신하들의 딸 중에서 배필을 천거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수로왕은 자신이 이곳에 온 것은 하늘의 뜻이기 때문의 왕후를 삼는 것 역시 하늘의 명이 있을 것이라고 거절하며, 유천간은 망산도, 신귀간은 승점에 가서 왕비가 될 사람을 기다리게 하였다. 두 지점 중 특히 공주의 배를 처음 보았다는 망산도는 가야사 관련 스토리텔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행정당국에서는 부산시 강서구 송정동 산188번지를 망산도라고 하며, 이 망산도에는 1954년에 세운 `望山島`(망산도) 비석이 있다. 원래 이 망산도와 유주비각은 1988년부터 경상남도에서 기념물 제89호로 지정하여 보존ㆍ관리하여 왔다. 그러나 2007년 행정구역 조정에 따라 망산도의 소재지는 경상남도에서 부산시로 편입되어 2008년 4월 부산시 기념물 제57호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산197번지에 있는 유주비각에는 1908년(순종 2년)에 세운 유주비(維舟碑)가 있는데 `대가락국 태조왕비 보주태후 허씨 유주지지`(大駕洛國太祖王妃普州太后許氏維舟之地)라고 새겨져 있다. 그리고 유주비각에서 300여 미터 거리에 현재 망산도라 불리는 말무섬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이 말무섬이 망산도인 것을 부정한다. 그 이유는 말무섬은 서남쪽으로 욕망산에 시야가 가려 먼 바다를 조망하기에 부적당할 뿐 아니라, 서기 48년경이라면 해수면이 높아서 만조 때 섬으로 존재했을 가능성은 낮아 말무섬이 망산도란 것에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허황옥 도래길을 탐색해 온 연구자들은 대체로 망산도의 위치를 용원의 욕망산이나 풍유동의 칠산으로 봤다. 또 과거 전산도라 불렸던 김해 시청 앞의 전산마을을 망산도로 추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욕망산(欲望山)은 산이어서 멀리 서남쪽을 바라보기는 좋지만 섬은 아니다. 물론 고대 해수면이 가장 높았던 만조 시에도 산의 낮은 부분이 해발 20m 이상이므로 욕망산은 육지로 볼 수밖에 없다.

또 여러 연구자들이 전산도를 망산도로 보는 추세인데,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현재의 전산도를 망산도라 표기하고 있어 이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산도를 망산도라고 본다면, 전산도 남쪽에 위치한 죽도와 덕도에 가려서 들어오는 배가 보이지 않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기원 전후의 전산도는 거의 물에 잠겨 조망이 불가능한 장소였다. 현재 김해평야는 육지이지만 예전에는 바다였기에 전산도, 죽도, 덕도, 칠산도 등의 섬의 지명이 붙었고 일부는 지금도 그대로 불리어진다.

또 칠산을 망산도로 추정하는 연구자도 있다. 그러나 칠산의 서남쪽은 내륙이지 바다가 아니기에 칠산을 망산도로 보기는 힘들다. 내해(內海)의 중앙도 아닌 측면에 위치한 칠산은 바다 서남쪽을 조망하기 좋은 조건이 아닌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망산도는 조선시대에 `만산도`(滿山島)로 불렸던 견마도(牽馬島) 자리다. 견마도는 진해 용원동과 부산 가덕도 사이의 바다가 신항만 조성 공사로 매립되기 전 용원동과 가덕도 사이의 섬이었다. 과거 국립지리원 지도에 견마도로 등재된 이 섬은 1872년의 『웅천현지도』에 `만산도`로 표기되어 있다.

이 견마도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정확히 서남쪽 모퉁이에 해당하는 가덕도 좌측 끝이 관측된다. 가덕도 좌측 끝쪽에서 배가 연안을 따라 올라오면 갑자기 배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가락국기」에서 "갑자기 바다 서남쪽 모퉁이에서 붉은 돛을 단 배가 천기를 휘날리면서 북쪽을 향해 있었다"(忽自海之西南隅 掛緋帆 張旗 而指乎北).라고 한 내용과 일치한다. 그리고 망산도에서 서남쪽으로 관측된 배가 유주비각 방면으로 향하면 배가 북쪽으로 향했다는 기록과 정확히 일치한다.
유천간이 공주 일행을 찾아 마중 나간 망산도는 지금까지 부산시 강서구 송정동 산 188번지로 알려졌으나 현지답사와 관련 기록을 검토한 결과 과거 만산도라 불리는 주포 남쪽의 섬이 분명하다. 다만 `만산도`라는 명칭은 과거 망산도라 불리던 섬의 명칭이 시간이 지나면서 음운 변화에 의해 만산도로 변했고 후대에 기록할 때 한자를 차자하며 기록하였고, 이후 만산도로 불리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현재의 `말무섬`이 망산도가 아니라 조선시대의 만산도이자 곧 현재의 견마도가 공주를 처음 발견한 섬인 망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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