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두견이
진달래꽃 피우는 소리
앞뜰엔
청보리가 익고
자운영 핑크빛 물들이는 소리
여름이면 땅 속에서
감자가 익고
장미가 담벼락을 끌어 앉는 붉게 떨리는 소리
옆집 총각 가슴 타는 소리
가을 하늘 발갛게 익으면 간짓대가 감 따는 소리
쏟아지는 별들을 쓸어 담는 풍년가 소리
곳간이 배부르다 들썩거리면
장독대 동치미 익는 소리에
가을이 다 간다고 처녀총각 부추기는 귀뚜라미 소리
저녁상에 둘러앉은
싱그러운 이야기에
뒷마당 밤나무 늦밤 벙그는 소리
코로나 펜데믹으로 모두들 힘들다고 합니다. 이 한 편의 시가 작은 위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시를 읽는 독자님들은 이 시처럼 정감과 풍요가 넘치던 자연 속의 고향을 떠올리며 잠시라도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가을이 풍요와 정감이 넘치는 사랑의 가을이 되기를 바랍니다.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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