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가스라이팅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가스라이팅
  • 장예송 편집부 기자
  • 승인 2021.09.2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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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송 편집부 기자
장예송 편집부 기자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로 가정ㆍ학교ㆍ연인 등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데 보통 수평적이기보다 비대칭적 권력으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하려 할 때 나타나게 된다. 가족이나 연인 등 친밀하고 동등해야 할 관계가 소위 `갑`ㆍ`을` 관계로 변질되며 한쪽이 다른 한쪽에 대해 권력적 통제 우위를 바랄 때 흔히 발생한다. 사회가 더 이상 폭력을 용인하지 않게 되자 이를 대체할 폭력의 수단으로 정신적 통제를 행하는 것이다. 특히 연인 관계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이 같은 행위를 자신도 모르게 가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7월 극단적 선택을 한 여성의 유가족이 남편의 가스라이팅과 폭력으로 사망했다며 사망한 여성의 언니는 `가스라이팅 및 가정폭력으로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사관의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공개했다. 숨진 A씨의 언니는 "2020년 오랜 연애 후 직업군인 B씨와 혼인신고로 부부가 됐다"며 신혼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화가 있었고, 장인ㆍ장모로부터 돈을 빌리는 등 남편 B씨가 저녁 술자리에서 신혼집을 청소한 장모를 향해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장모가 폭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B씨에게 손톱 상처를 내자, B씨는 장모를 폭행죄로 고소하겠다며 5000만 원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인 협박과 금전적인 보상만을 바라는 B씨와 언쟁이 오고 간 끝에 지난 7월 28일 A씨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숨진 A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남편 B씨와의 대화 내용 중 "모두 네가 잘못한 거다", "나니까 참고 사는 거야, 복종해, 빌어", "밥먹지마" 등 수많은 폭언과 타박 속 자신이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사과를 하는 A씨의 카톡만이 전부였다. 반복된 가스라이팅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A씨의 유서에는 자기 자신의 잘못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A씨의 언니는 "무조건 본인이 맞다고 우기는 태도, 병적인 집착, 성도착 등 사소한 일상생활마저 통제당해 동생은 우울증 약까지 복용하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또 "툭하면 무릎 꿇고 사과를 요구"하는 등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들과 대화 내용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A씨의 언니는 동생을 죽음으로 몰아세운 남편 B씨의 엄벌을 요구하며 계속해서 국민청원 등 각종 SNS 등을 통해 힘겨운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스라이팅 행위 자체만으로는 법적 처벌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우리 사회의 문화ㆍ구조에서도 기인하는 문제라 말한다. 결국엔 제일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남녀를 비롯한 모든 관계가 동등한 권리를 갖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게 다 너를 위한거야", "나 아니면 너 도와줄 사람 없어" 등 이러한 정신적 통제가 더이상 `사랑`이라는 잘못된 포장의 형태로 비춰지면 안된다. 자신과 친밀한 관계속에서 자주 나타난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실정이다. 그렇기에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서로 존중해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라는 의미를 포함한 것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되새기며 잘못된 인식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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