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건강 돌봄 서비스, 사회복지로 확대돼야
마음건강 돌봄 서비스, 사회복지로 확대돼야
  • 황원식 사회부 기자
  • 승인 2021.09.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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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식 사회부 기자
황원식 사회부 기자

친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내면 깊숙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 정서상 이런 이야기를 회피하고, 억압한 채 마음의 병을 더 키우는 경향이 있다. 김해시 청년몰에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박보연 마봄(내 마음의 봄날) 대표의 마음건강돌봄서비스 사업을 취재하며 우리 사회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끄집어 낼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 대표가 하는 마음건강돌봄서비스 사업도 사람들에게 익숙한 MBTI, DISC, 애니어그램과 같은 검사를 비롯해 타로, 음식, 음악, 영화&드리마, 컬러 등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도구를 활용해 내면의 작은 이야기부터 이끌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런 접근은 단순한 마음의 상처뿐만 아니라 큰 사고를 겪은 후에 오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대학교 사회복지 수업 중에 2001년 9.11테러 현장에 직접 있었거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상담 치료를 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 5~10명 짝을 지어 앉아서 그때의 일을 그냥 웃으면서 만화처럼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그때 `저게 뭐 하는 거지?` 궁금했다. 한 사회복지사가 해설하는데, 이것은 하나의 큰 `트라우마`를 단순한 `에피소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저런 작업을 반복하면,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들이 겪은 심각한 사고가 하나의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하다고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심각한 외상을 자기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개방된 장소로 이끌어내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떤 심각한 상황도 극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 로저스라는 심리학자는 조현병(정신분열증)의 원인이 우리 사회가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패치 아담스`에서 정신병원에 있는 어떤 할머니는 국수에서 헤엄치고 싶다고 말한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아무도 할머니 말에 대꾸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인공 패치 아담스는 할머니의 소원대로 대형국수를 만들어 할머니가 그 안에서 헤엄치게 만든다. 그 후 할머니의 증상이 좋아진다. 칼 로저스의 책 `사람중심상담`에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자신들이 이해 받고 있다고 느낄 때 더 이상 정신분열 환자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정신분열증 환자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단절이 만연된 사회에서 한 개인의 어떤 목소리라도 제대로 들어주려고 노력할 때 우리 사회는 점점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박보연 마봄 대표는 사람들의 정서적 문제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까지 마음건강 돌봄서비스가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국가에서 노인이나 아동의 심리 상담을 지원해주는 바우처 사업처럼 더 많은 대상에게 심리상담 지원 서비스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임신ㆍ육아 가정에 지원되는 산전후 우울증 프로그램, 한부모(싱글맘ㆍ대디, 미혼모ㆍ부)를 위한 커뮤니티, 발달장애인 가족이나 암 투병ㆍ치매 환자 보호자분들의 심신을 케어해줄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사회적 경제로 풀어가려는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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