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6:59 (화)
후원인 2000명 든든한 바탕 위에 `큰들` 지방공연 문화 선도한다
후원인 2000명 든든한 바탕 위에 `큰들` 지방공연 문화 선도한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1.09.13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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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곳 산청마당극마을 극단 `큰들`
극단 `큰들` 산청마당극마을 2주년과 창단 37주년 기념공연 모습.
극단 `큰들` 산청마당극마을 2주년과 창단 37주년 기념공연 모습.

마을 2주년ㆍ창단 37주년 정기공연

정기후원 원동력 삼아 새 콘텐츠 제작

약초ㆍ인물 소재 마당극 인기 얻어

마당극마을서 `큰들`과 한달살이 운영

코로나19로 힘들어 지역기업 등 손길

정기 후원인 2000여 명의 사랑을 먹고 자란 극단 `큰들`(큰들문화예술센터)이 어느새 37살을 맞이했다.

지난 11일 `산청마당극마을`에 새 둥지를 튼지 2주년을 기념하는 정기공연을 펼쳐 후원자와 공동체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지리산 전망이 한눈에 보이는 아기자기하고 화사한 마을에서 단원ㆍ가족 50여 명이 웃음과 눈물을 함께 짓는 극단 `큰들`. `코로나19`라는 생각지 않은 암초 탓에 공연을 펼칠 무대가 사라져 녹록치 않은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산청군과 함께 새로운 한방문화 전승 공연 콘텐츠를 만드는 등 꾸준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어느덧 장년의 나이를 넘어 중년을 향해 가는 극단 `큰들`의 `산청마당극마을` 살이를 잠시 들여다봤다.

창단 37주년 산청마당극마을 정기공연 성료

산청 동의보감촌 `오작교 아리랑` 공연 모습
산청 동의보감촌 `오작교 아리랑` 공연 모습

극단 `큰들`은 지난 4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산청읍 내수리에 자리한 산청마당극마을에서 창립 37주년과 마을 준공 2주년을 기념해 정기공연을 했다.

이번 공연은 `큰들`의 대표 콘텐츠인 마당극 `오작교 아리랑`과 `김현일 초청공연`, `산청마당극마을 특별공연`으로 구성됐다.

`오작교 아리랑`은 오랫동안 갈라져 살아온 두 마을이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를 통해 소통하고 화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15년 창작초연 이후 5년 만에 200회 공연을 달성했다.

이번 정기공연 백미는 `산청마당극마을 특별공연` 마당극마을과 마을을 둘러싼 자연환경 전체를 배경으로 한 무대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 공연은 조명과 불빛, 마이크와 스피커마저 모두 끄고 사람과 귀뚜라미, 별과 달빛만을 배경으로 공연을 만들었다.

인공적인 것은 모두 배제한 채 마을에 사는 단원들과 그 가족들 목소리로 무대를 채웠다. 어둠과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공연에 당황한 관객도 시간이 흐르면서 마을과 자연에 동화돼 많은 박수를 받았다.

산청군과 한방문화 전승 콘텐츠 제작 합심

극단 `큰들`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무대공연이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한 처지에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산청군과 함께 한방문화 전승을 위한 새로운 공연 콘텐츠 준비에 전력하고 있다.

산청군 신활력플러스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콘텐츠 개발사업은 동의보감촌을 중심으로 한방과 약초, 웰니스 헬스투어를 접목한 공연작품을 만들어 산청 한방문화를 대중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새로 개발 중인 한방문화 공연 작품은 `동의보감`의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사람 신체를 이용해 `동의보감` 정신을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특히, 사람은 간장, 심장 등 오장(五臟)이 편안해야 몸과 마음이 편안하며 자연 이치대로 살아야 건강할 수 있음을 마당극 공연에 녹여낼 예정이다.

극단 `큰들`에서 오랫동안 배우로 활동해 온 김안순ㆍ류연람 단원이 각각 극작과 연출을 맡았으며 모두 10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추진단과 `큰들`은 최근 동의보감촌 주제관 내 전승관에서 한방문화 전승 콘텐츠 1차 시연회를 열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수정ㆍ보완, 올해 안으로 창작 초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청 약초ㆍ인물 소재 마당극 꾸준한 인기

마당극 `남명` 공연 모습.
마당극 `남명` 공연 모습.

극단 `큰들`은 지난 1984년 진주에서 시작됐다. 산청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8년 `동의보감`을 집필한 의성 `허준` 선생 일대기를 그린 마당극 `의원 허준`을 `산청한방약초축제` 주제공연으로 선보이면서 부터다.

이후 지난 2010년 창작 초연 이후 2018년 여름 200회 공연을 기록한 `효자전`에 이어 최근 남명 조식 선생 이야기를 담은 `남명` 등 산청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한방문화 전승 공연콘텐츠 제작까지 완료되면 산청군과 지리산 약초, 산청의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한 작품이 더 늘게 된다.

`큰들`은 현재까지 마당극 35편을 발표했고 연간 평균 100회 공연을 한다. 국내ㆍ외 공연까지 활발한 공연활동을 펼쳐 왔으나 `코로나19` 탓에 공연활동이 끊겨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큰들` 체험 한달살이 프로그램

극단 `큰들`은 지난 2010년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딛고자 산청읍 내수리 6만 6000㎡ 규모의 터를 매입했다.

이후 지난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내수지구 신규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된 산청군이 국ㆍ군비 18억 원을 투입, 지난 2월 대지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단원이 사비를 털어 마련한 주택 30채와 공동시설이 만들어졌고 내년에는 공연장과 사무실, 소품실, 의상실 등이 마련된다.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건립 비용은 후원 회원과 기부자(120여 명) 도움을 받았다.

산청마당극마을은 연습과 식사를 함께하는 다목적복합공간, 하우스동인 목공작업실 등의 시설에서 `큰들` 단원과 가족 등 50여 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지난 2월 `큰들`이 마당극마을에 새둥지를 튼 이후 처음으로 새생명이 탄생하는 경사도 맞았다. 갓난둥이 외에도 4~5살 어린이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가족들이 한 식구처럼 살고 있다.

`큰들` 가족들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 녹록치 않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어려운 처지에도 낙담하지 않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 중이다.

그중 하나가 `큰들 한달살이`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큰들`의 20대 청춘팀이 기획한 것으로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산 아래 자리한 큰들 산청마당극마을에서 한 마을을 이루며 공동체로 살아가는 문화예술단체 `큰들`과 함께 호흡하며 웃고 울어볼 한달살이가 목표다. 대상은 18세부터 30대까지며 오는 11월까지 상시모집한다. 장소는 `큰들` 산청마당극마을(산청읍 물안실로 478-164). 자기소개서와 비대면면접 등을 거쳐 한달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대 단원들과 청춘 프로젝트를 결성, △30권의 책 대신 30명의 사람책 만나기 △내안에 숨어있던 예술적 감성 꺼내보기 △산기슭에서 즐기는 별빛 치맥ㆍ피맥파티 △연기 사물놀이 상모 농사 미술 목공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수행한다.

`코로나19`로 지역기업들 온정 손길

`큰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단원들과 함께 생활할 터전이 마련돼 다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운영ㆍ생활비를 비롯해 마당극마을 조성을 위해 융통한 대출금 등을 갚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처지를 접한 지역기업들이 최근 `큰들`에 온정과 나눔의 손길을 전해오고 있다.

농업법인 청강(주)이 지역문화예술 육성을 위한 발전기금 500만 원을 기탁했다. 청강은 지난 2008년부터 시천면에 `지리산 청강원`을 짓고 지역의 우수한 약초를 재료로 약초차를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100여 종의 수제 약초차를 연구ㆍ개발해 `힐링 티테라피`로 산청 약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또, 동양당한약방 김태훈 원장도 `큰들`에 문예기금 500만 원을 전달해 온정을 더했다.

여기에 지난 6월 산청지역자활센터도 국화묘목 1000주를 기증했다. 기증은 지난 5월 남사예담촌에서 열린 `제14회 산청군공예협회 작품전시 및 판매ㆍ체험` 행사에서 센터 생산품 판매수익금 170만 원으로 이뤄졌다.

`큰들`은 기증받은 식용국화 묘목을 마을 공터와 집집마다 심어 매년 가을 수확해 큰들 공동체 소득창출에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한다.

큰들 관계자는 "문화예술인에게 설 무대가 없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면서 "그렇지만 `코로나19`라는 어두운 터널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이유는 단원과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마당극마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청에 우리 `큰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지역 기업과 후원인 여러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 인사를 전한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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