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고 불편한 회의시간, 개선방법은
피곤하고 불편한 회의시간, 개선방법은
  • 하성재
  • 승인 2021.08.3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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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많은 리더들이 조직에서의 업무 관련 회의시간에 조직원들이 능동적인 의견교환 보다 조용히 듣고만 있는 것에 대해 불평한다. 사실 침묵의 시간만큼 리더를 당혹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리더 자신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급격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답답함을 느끼기 일 쑤이다. 조직원 모두가 활발히 대화에 참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데 왠지 모르게 계속 입을 닫게 되는 불편한 회의시간, 그래서 리더인 나만 말하는 것 같은 피곤한 회의시간, 무엇이 문제일까?

회의시간에 조직원들은 보통 할 말이 없을 때나, 자신의 발언이 환영받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 침묵을 선택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침묵이 발생하면 어색함을 느끼고 어떻게든 그 침묵을 몰아내기 위해 의도적인 발언으로 그 시간을 채운다. 그러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3개 대학의 공동연구진은 침묵이 줄어드는 것과 발언이 늘어나는 것이 서로 연결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 연구진은 발언과 침묵이 서로 다른 개념이며, 통계적으로도 두 개념의 상관관계는 독립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발언`은 `인지된 영향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침묵`은 `심리적 안전감`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발언에 영향을 주는 `인지된 영향력`이란 `자신이 영향력이 있음을 인식하는 수준`을 말한다. 자신이 조직 내에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발언의 빈도가 높아지게 된다. 침묵에 영향을 주는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원이 조직 환경을 위협적으로 인식하는 정도`이다. 자신의 행동이 조직 내에서 유발할 결과에 대한 걱정과 염려 같은 부정적 감정을 얼마나 느끼는지에 따라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다. 침묵을 선택하는 상황이 잦아질 경우,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 관계의 번아웃(burnout, 탈진) 상태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결과에서는 발언을 계속한다고 회의시간 동안 조직원들의 침묵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특히 자주 발언을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관계 속에 심리적 안전감을 반드시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자신이 조직 내에 영향력이 있다고 인식하거나, 혹은 실제로 영향력을 끼쳐야만 하는 리더와 같은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자주 발언을 하게 되지만, 발언의 시간이 길다고 해서 심리적 안전감이 있다고 보장할 수 없다. 오히려 관계에 대한 심리적 안전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신의 영향력에 따라 발언을 자주 하는 상황이 되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최종적으로 급작스러운 번아웃 현상이 오게 될 수도 있다. 심지어 평소 활발히 발언하는 것처럼 보였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번아웃 되어 침묵하고, 연락이 끊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리적 안전감만으론 적극적인 발언 보장 못해`의 저자 김명희 대표는 활발한 발언을 위해서 `각 조직원의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각 조직원에게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기고, 그 역할을 수행할 때마다 적극적인 칭찬과 격려가 주어져야 한다. 회의시간에 리더가 있다 할지라도 회의시간에 필요한 역할들을 적절히 분배하고 제시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기계적으로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 잘 하지 못하는 영역을 억지로 떠맡게 되는 경우,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침묵을 줄이려는 노력보다는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가 강조되어야 한다`고 한다. 침묵은 내가 말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의 이야기를 충분히 잘 들어주지 않아서 생긴다는 것이다. 조직원 모두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음을 표시하는 눈 맞춤, 추임새 넣기, 관련된 질문하기, 추후에 관련된 안부를 묻기(피드백) 등 경청의 기본 태도를 갖추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미 이러한 태도를 갖춘 사람도 있지만, 훈련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 특별히 회의시간에 리더가 이러한 태도를 의식적으로 강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며, 필요한 경우 개별적으로 이러한 태도에 대한 지침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리더들은 `발언`과 `침묵`이 `인지된 영향력`과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서로 독립적인 심리적 기제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조직원들이 활발히 대화에 참여하면서도 번아웃 되지 않도록 두 심리적 기제를 모두 충족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말하는 사람만 말하거나, 말은 많이 했는데 성취감보다는 피로감만 남지 않도록, "모두의 의견이 동등하고 귀중하게" 존중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리더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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