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사람이 죽었다` 비극은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나
`일터에서 사람이 죽었다` 비극은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나
  • 박민석 사회부 기자
  • 승인 2021.08.2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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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 창원공장 40대 노동자 숨져

3월에도 산재 사망, 기업 책임 요원

정부 적극으로 재발 방지 나서야
박민석 사회부 기자
박민석 사회부 기자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일하던 40대 노동자 A씨가 6m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A씨는 당시 풍력 발전기 완제품을 점검하고 사다리에서 내려오다 6m 높이에서 아래로 떨어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받다 숨졌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A씨가 점검하던 제품 높이는 7m가량이었지만 작업을 시작한 6월 말부터 이날까지 추락 방지망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지난 3월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는 100t에 달하는 설비 부품을 옮기다 압착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6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산재 사고에 노동계는 "이번 사고는 기업에 의한 살인"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 중공업에 책임을 묻고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산재 사고는 상식의 범주에 있는 정의의 문제이지만 책임을 묻는 것은 요원하다. 산재 사고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안전 책임자가 제때 작업을 멈췄더라면`, `안전장비가 설치됐더라면` 등과 같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 안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거나 규제,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노동자들이 사망한다. 그리고 이 모든 비극을 가능케 하는 것은 자본의 논리다.

지난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이었던 고(故) 김용균 씨가 산재로 사망하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올해 발표된 시행령 안에는 과로사의 원인인 심혈관계 질환 등 빈번하게 발생한 질병 상당 부분이 제외돼 기업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어렵사리 추진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사실상 좌초된 데에는 경영계와 사용자 측이 주장한 `경영 리스크 증가`와 사업 지속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데 있다.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거나 다치는 상황을 개선하자는 당연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일련의 과정들은 우리 사회가 노동을 경시하고 사람을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도구로만 보는 세태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라는 비이성적인 사고들을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용납해선 안 된다. 구의역 김 군과 태안 화력의 김용균 씨 등 그간 숱한 산업재해로 사라져간 그들이 시스템 안에서 희생되는 비극은 2021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건의 본질은 사람이 죽어도 처벌 받지 않는 데 해당 공장은 지난 3월에도 노동자가 사망해 고용노동부에서 현장점검과 안전진단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도 이를 막지 못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만 882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졌다. 정부는 언제까지 노동자들의 산재사망을 방치할 것인가? 여태까지 그래왔듯 공염불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을 위해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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