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0:41 (금)
없는 것 시리즈23 … 천박한 정치에 문화가 없다
없는 것 시리즈23 … 천박한 정치에 문화가 없다
  •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 승인 2021.08.2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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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정치현장은 어디 할 것 없이 X판이다. 경남도의회는 물론이고 여야 각 정당도 상생은커녕, 비겁하고 일방적이다. 경남도의회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도 의장선거에서 낙선한 앙금이 그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후 화풀이하듯, 사사건건 시비를 가리려 한다.

또 여야 각 정당은 내년 3월 9일 실시되는 제 20대 대선 후보 간 경쟁과 당 대표의 일탈한 자기정치가 그 원인이다.

자기정치라면 이해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이를 넘어 `자기장사`에 우선한 꼼수정치는 문화가 없는 천박한 정치현장이 됐다.

백범 김구(金九),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했다…… (중략), 이같이 좌우대립이 극렬했던 해방정국 하에서 백범이 소망했던 나라는 문화강국이었다.

세월이 흘러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는 일견 한류드라마와 K-POP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백범이 꿈꾼 행복한 문화강국과는 먼 거리에 있다.

논란의 현장인 경남도의회는 의장의 행동반경을 제약하려는 일부 도의원으로 인해 정상적인 의회 운영마저 힘든 상황이다.

발단은 지난 6월 도의원 57석 중 33석을 차지한 다수당 민주당이 의회를 쥐락펴락했지만 내정한 의장ㆍ제1부의장 선출 때 내부분란으로 낙선 후, 어깃장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천박한 정치적 협량(狹量)은 미래통합당(국민의 힘 전신) 몫인 제2부의장을 민주당이 차지하는 등 의장낙선에 대한 화풀이도 유분수지 망신살도 자초했다. 그 후, 집단퇴장(기명투표 요구), 단발성 임시회 요구 등 티끌을 찾아 따지려 들고 강제하려 해 논란이다.

또 옳고 그름을 떠나 권한대행 체제인 경남도정의 리스크를 우려, 현안을 함께 공유하고 해결하려는 도의회 의장단의 결단까지 월권으로 포장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출범한 2017년 권한대행 때 도정에 `정치 옻`을 입혀 논란이 된 사례를 감안, 이를 되풀이 하지 않고 경남발전을 위한 현안공조와 위민도정 파트너란 입장발표에도 `판`을 뒤엎겠다는 기세다.

도의회 관계자는 "경남도의회는 `도지사 궐위` 도정공백 최소화를 위해 도민의 뜻을 반영하는데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죽하면 "민주당 일부 도의원이 비판에 나섰다"는 것을 발표문에서 밝혔겠는가…… (중략)

윗물도 탁하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진영 간 꼴불견의 네거티브 다툼은 `대전`을 방불케 한다. `국민의 힘`도 이에 뒤질세라 곳곳이 지뢰밭이다. 단초를 제공한 당 대표, 신드롬이 리스크로 변하는 데는 불과 몇 개월, 신중하지 못한 언행은 부메랑이 됐다.

대여투쟁은 않고 녹취와 변명 등 갈등을 빚고도 사과는커녕 주장이 넘치는 오만과 독선은 싸움닭이 제격이다. 위대한 사과(謝過)는 리더 또는 발전성이 있는 자(者)가 먼저 손을 내밀고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사과다. 그러하지 않으니 "젊은 꼰대"란 말이 나돌지 않겠는가.

반탁과 찬탁, 통일정부와 단독정부 수립 주장 등 좌우가 격렬하게 대립했던 해방정국에서 백범이 미래 나라의 모습을 그렸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당시 문화, 즉 극단적인 이념대립과 무질서, 삶의 붕괴 속에서도 국민들의 삶을 이끌고자 했던 지도자들의 통합정신과 역량이 부족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시공을 넘어 지금도 문화가 없는 천박한 정치를 걱정해서야 쓰겠는가. 참,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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