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22:24 (화)
“불필요한 경쟁ㆍ불안을 줄인 만큼 청년들에게 가벼운 세상이 됩니다”
“불필요한 경쟁ㆍ불안을 줄인 만큼 청년들에게 가벼운 세상이 됩니다”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1.08.17 2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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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활동가 ②청년의 길을 열다

신현승 김해대안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
신현승 김해대안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는 청소년 시기부터 적극적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찾아간다면 청년 일자리 문제도 크게 해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현승 김해대안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는 청소년 시기부터 적극적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찾아간다면 청년 일자리 문제도 크게 해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해 지역ㆍ교육ㆍ사회 활동가 활약

대안학교로 청년문제 해법 제시

청소년 시기 스스로 진로 찾아야

사교육 줄이기 운동으로 불안 해소

지방대학-기업 적극적 교류 있어야

청년들 지역사회 공동체 활동 권유

처음에는 그가 대안학교 설립 운동을 했다는 이력에 가장 눈이 갔다. 교육 사업에 오래 몸담은 만큼 청년문제에도 명쾌한 의견이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신현승(47) 김해대안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때부터 자기 정체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현장을 미리 경험하고, 필요하다면 인생에서 낭비되는 시간 없이, 실습을 거친 후 취업하는 것도 경쟁력과 취업률을 높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승 이사 명함에 적힌 또 다른 직함들에서 지역사회에 큰 관심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교육가뿐만 아니라 김해사회혁신가네트워크 사무국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활동가로 활약하고 있었다. 김해여객터미널 4층 김해시사회적공동체지원센터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찾아 청년문제의 해법을 물었다.

청소년 때부터 스스로 진로 생각해야

신현승 이사는 대안학교 운동뿐만 아니라 김해지역에서 지역ㆍ교육ㆍ사회 활동가로서 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김해시 사회혁신 의제발굴 원탁토론회에서 발표하는 신현승 이사.
신현승 이사는 대안학교 운동뿐만 아니라 김해지역에서 지역ㆍ교육ㆍ사회 활동가로서 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김해시 사회혁신 의제발굴 원탁토론회에서 발표하는 신현승 이사.

신현승 이사는 청소년 교육 과정에서부터 효율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청년 일자리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해대안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교육부로부터 위탁받아 지난해 개교한 대안 학교 설립 취지를 보면 그의 이상을 엿볼 수 있다.

금곡무지개고등학교(민간위탁형 공립대안고ㆍ김해시 한림면) 형태는 가히 파격적이다. 민간 기관이 운영하지만 공립이다. 그래서 학력은 인정된다. 특히 이 학교는 원칙적으로 수능을 준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직업학교도 아니다.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교과 과정은 국사와 국어 과목뿐이다. 그것도 정규 과정의 반만 하면 된다. 대안학교로 유명한 간디학교도 일반 교과 과정이 전체의 50%인 것을 감안하면 이 학교가 얼마나 수업 선택이 자유로운 학교인지 가늠된다.

실제 이 학교는 영어, 수학 과목이 있긴 하지만 선택 과목이다. 그 대신 학생들은 장래에 일하고 싶은 일의 지역 장인을 찾아가서 정규수업시간에 필요한 것을 배운다. 그래서 적성에 맞으면 일찍 일을 시작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대학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수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신현승 이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사회 전반에서 불필요한 경쟁과 불안을 없애고, 지역 산업에도 더 전문적인 인력 충원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철학 과목이 비중 있게 됩니다. 다양한 생각을 키우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수업과 방향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는 최근 지방대학 미달 사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대학교와 기업 간 교류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에서 기업이 원하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대학 교수가 아닌, 기업을 잘 아는 외부 강사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그런 강사들이 가르치면 대학생들이 취업하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또한 기업에서 그 대학 학생들을 우선 취업하게 하는 제도를 만드는 겁니다. 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 식의 교류를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취업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직접 필요한 인재를 뽑으면 경쟁력도 있게 되고, 학생들도 기업에 바로 취업이 가능하니, 지역대학에 더 많이 지원해 미달 사태에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청년들 많은 것이 달라진다

신 이사가 교육 활동가로 활동하게 된 것은 사교육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다. 원래 그의 직업은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시학원 원장(강사)이었다. 그러다 2009년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해 김해지역 대표까지 맡았다.

“당시 학원에서 많은 학생들을 보면서 사교육이 대부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학부모들이 불안한 마음에서 학원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이미 가정에서부터 완성된 아이들이었습니다.”

신 이사는 그 이후 ‘불필요한 사교육 줄이기’를 주제로 강사 활동을 했다. 그는 특히 사교육(비)의 폐해를 지적했다.

“제가 한창 강의할 때 한 명당 대학 졸업까지 교육비로 2억 5000만 원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3~4억 정도입니다. 대부분이 사교육비입니다. 도움이 되기보다는 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안 시키려니 불안한 거죠. 지금도 코로나 시대에 학교에서 수업을 잘 못하니 사교육에 의존하는데, 효과는 의문이고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는 교육이라는 것이 대부분 심리적 불안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런 폐해를 줄일 수 있다면 청소년에서 청년까지 이어지는 이들이 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나 훨씬 가볍게 사회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해야

김해시 사회혁신 의제발굴 원탁토론대회에 참여한 김해사회혁신가네트워크 회원들과 함께.
김해시 사회혁신 의제발굴 원탁토론대회에 참여한 김해사회혁신가네트워크 회원들과 함께.

그는 청년들의 지역사회에서 공동체 운동(시민사회운동) 참여를 강조했다. 청년들이 다른 시민활동가들과 연대해야 이들의 주장에도 더 힘이 실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현재 청년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그들만의 리그가 있음을 지적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능한 청년들은 창업센터, 청년공모사업만으로 충분히 바쁩니다. 청년들이 기존 시민사회단체들에서 중간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를 이을 청년들이 없는 것이죠. 청년들 입장에서도 더 많은 시민들이 청년들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이들과 공생할 수 있을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신 이사는 시민들의 원숙한 토론 문화를 만들기 위해 퍼실리테이터공동체 공감가치에서 퍼실리테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의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김해사회혁신가 네트워크 소속으로 김해시와 함께 3년째 해마다 김해시민원탁토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김해사회혁신가 네트워크는 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에서 진행한 사회혁신가 대학을 수료하고 퍼실리테이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시작해서 현재 김해시민 80여 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장에서도 청년들의 수가 적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청년들 일자리만 해결되면 끝이 아닙니다. 그 일자리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더 만족도 있게 만들려면 계속된 모임과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청년들이 그 현장에 없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김해문화다양성증진을위한시민협의체’ 대표로도 활동하는 신 이사는 청년문제도 문화다양성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만연한 사회계층 간의 격리 현상에 대해서 우려했다.

“의외로 여러 부류의 다양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다보면 많은 문제들이 풀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잘 만나기가 힘듭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성숙한 자세로 토론할 수 있으면 청년문제를 비롯해 많은 사회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의 책상에 쌓인 서류들에서 일의 무게가 느껴졌다. 1996년도 인제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나름 어려운 시기에 학생운동을 이끌면서부터 우리 사회에 대해 민주적이고, 진보적 시선을 견지하게 된 것이 아닐까. 그의 대안학교 운동, 그리고 공동체 활동이 위축된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지역 시민들의 여러 모임과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신현승 이사 약력

김해대안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ㆍ사무국장

김해사회혁신가네트워크 사무국장

김해문화다양성증진을위한시민협의체 대표

김해지속가능발전협의회 교육문화분과장

김해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위원

김해시주민참여예산위원회 부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김해자문위원

김해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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