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6:26 (화)
가야사 정립 위한 제언⑧ 국민이 지켜가는 가야역사
가야사 정립 위한 제언⑧ 국민이 지켜가는 가야역사
  • 도명 스님
  • 승인 2021.08.09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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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 정 담(山寺情談)
도명 스님 여여정사 주지ㆍ가야불교연구소장
도명 스님 여여정사 주지ㆍ가야불교연구소장

불가에 전해오는 법문 중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이십팔 년 전 열반하신 근대 한국 불교의 큰 어른이셨던 성철 큰 스님의 종정 취임법문으로도 유명하다. `山是山 水是水`에 대하여 해석이 분분하나 그 대의는 관념 없는 맑은 의식으로 시비 분별없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뜻이다. 최고의 진리란 그 어떤 가공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사실 각자의 생각은 주관의 영역이지만 생각 이전에 일어난 있는 그대로의 현상은 주관도 아니고 객관도 아닌 인연과 조건에 의해 발생하는 에누리 없는 냉정한 현상뿐이다. 그러나 자기중심적 사고에 물든 개인이나 집단이 크든 작든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우주적 사실이라는 눈앞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개인과 집단이 살아오면서 형성된 이전의 관념을 현상에 투사하면 사실의 왜곡이 일어난다. 또 지속적인 관념에 세뇌되거나 노출되면 자기도 모르게 관념의 틀에 묶여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게 된다. 그래서 삼인시호(三人市虎)라는 옛 고사에서 알 수 있듯 산이 아닌 저잣거리에도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세 사람이 마음먹고 거짓말하면 사람들은 이 거짓 뉴스를 믿게 된다는 것이다. 히틀러도 백번 거짓말하면 거짓이 사실로 된다 고 말하였고 본인은 독일의 전 국민을 상대하여 거짓말과 가짜뉴스로 선정 선동하여 자기의 주장이 사실임을 증명하였다. 그의 거짓과 위선으로 잡은 권력은 한동안 괜찮아 보였으나 끝내는 자신과 독일 국민 전체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 과거 독일은 주변국을 침략하여 수많은 생명을 살상하고 전쟁 범죄를 저질렀지만 패전 후 스스로 철저히 반성하고 전쟁에 대한 보상을 하였으며 지금도 국가 원수와 국민들이 진정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있다. 독일이 지금 유럽에서 리더가 되는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웃 나라 일본은 지금도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극우의 아베 정권 이후 역사 왜곡과 독도침략 행위는 도를 넘고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는 것이 과거 중국이 수년간 동북공정을 하는데도 우리나라의 정치인과 역사학자 국민들은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 침묵하였다. 정치인과 학자는 보신하며 눈치를 살피고 국민들은 사맹화되어 역사를 몰라 그냥 넘어가니 중국의 동북공정은 아무 저항 없이 성공하였고 이제 일본은 중국을 롤모델로 한국에 대한 역사 왜곡을 본격화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역사 왜곡의 피해는 당하는 쪽에만 있지 않고 시간이 흘러 진실이 밝혀지면 가해국의 양심있는 지성과 국민이 느끼는 양심의 가책과 자국에 대한 회의감도 매우 크기에 쌍방이 피해를 본다.

한편 의학에서 최고의 명의는 병나기 전에 좋은 생활습관을 들이고 저항력과 면역성을 키워 병이 일어날 환경을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학계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 문제에 있어서는 예방은 고사하고 언제나 뒷북이며 당하고만 있는 실정이다. 물론 그 피해는 학자의 몫이 아닌 순진한 국민들의 심장만 상하게 하고 있으며 지금도 학계는 게임 중계하듯 관전만 하고 있다. 요즘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학자들이 <일본서기>에 나오는 일본의 옛 지명 `다라`를 끌어와 "합천읍이 다라국이다. 아니다, 합천 `삼가`가 다라국이다." 또는 "창녕군 영산면이 탁기탄이다. 아니다, 밀양이다, 아니다, 창원 대산면이 탁기탄이다" 등으로 그 위치를 우리나라 사료의 근거없이 각자의 추정으로 비정하고 있다. 과거 일제가 지금의 중국과 같이 국가가 역사 왜곡을 주도하고 관제 학자들을 지원하여 만든 식민사학의 뿌리는 아직까지도 건재하며 이처럼 우리에게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가야 고분군 등재 문제로 전북 남원과 경남 합천이 떠들썩하다.

사실 본질은 너무나 간단하다. 우리의 고분군에 우리 옛 지명을 붙이면 된다. 남원은 유곡리, 두락리 고분군이라 하고 합천은 옥전 고분군 이라 하면 되며 지자체도 그동안 몰랐다면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잡으면 된다. 개인도 자기 땅에 남이 자기 이름으로 등기하면 불법인데 하물며 국가의 영토는 말해 무엇하랴.

그런데 일본서기의 지명인 기문(己汶)을 등재하기 위해 발음과 한자도 맞지 않는 백제 사신도인 양직공도(梁職貢圖)의 상사문(上巳文)과 중국 사서 한원(翰苑)의 기문하(基汶河), 그리고 우륵 12곡의 상기물(上奇物)을 같은 지명이라 국민을 속이고 만에 하나 그대로 유네스코 등재가 된다면 남원과 합천시민은 일본인의 후손이 되는 것을 면치 못한다. 오호라! 가야사 정립을 위협하는 문제가 지금 충절의 고장 남원과 합천에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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