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6:27 (금)
감염병, 폭염 그리고 노인 웰다잉
감염병, 폭염 그리고 노인 웰다잉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8.0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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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9명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고통이 없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임종을 맞이하는 죽음을 좋은 죽음(웰다잉)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코로나19와 연일 폭염으로 이어지는 지구촌에서 삶과 죽음은 그 어느 때보다 경계에 있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420여만 명으로 연일 통계를 갱신하고 있다. 삶과 죽음이 하루 사이에 갈리는 절체절명의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노인들이 추구하고 있는 웰다잉 의식에 숙연해진다.

노인들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도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노인들이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관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노인들은 경제, 건강, 가족관계 등에 있어 기존 노인보다 자립특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삶의 만족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도출된 `2020 노인실태조사` 결과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3년 주기로 노인의 사회,경제적 활동, 생활환경, 가치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초 발표한 조사결과에서 `노인이 죽음에 대한 인식으로 좋은 죽음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90.6%(이하 복수응답)가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라고 답했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없는 죽음`(90.5%), `스스로 정리하는 임종`(89.9%), `가족과 함께 임종을 맞이하는 것`(86.9%) 등 순으로 답했다. 노인의 85.6%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반대했다.

노인들의 웰다잉에 대한 응답과는 달리 자신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 의사를 사전에 밝히는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작성` 등의 실천율은 4.7%에 불과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86만 640명이 등록했다. `죽음을 준비하느냐`는 질문에 79.6%가 수의, 묘지, 상조회 가입 등으로 장례 준비를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유서 작성(4.2%), 상속처리 논의 (12.4%), 사전연명의료의향서(4.7%), 장기기증서약(3.4%) 등 자기 결정권과 관련한 준비는 27.4%으로 나타났다. 희망 장래 방법은 화장(67.8%), 매장(11.6%),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20.6%) 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노인 홀로 또는 부부만 사는 `노인 단독가구` 비율이 78.2%로 80%에 육박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비율은 2008년(66.8%)보다 크게 늘었다. 자녀와 동거는 이 조사가 첫 시작된 2008년에는 32.5%였지만 이후 27.6%, 19.1%, 15.2%. 12.8%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자녀와 함께 동거하는 비율 역시 2017년 23.7%에서 2020년 20.1%로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듯이 노인 단독가구 돌봄강화와 지역 사회 계속 거주를 위한 고령 친화주거환경, 웰다잉 실천 지원 등이 필요하다. 희망하는 노년의 삶을 지향할 수 있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삶은 그 어느 때 보다 죽음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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