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9:43 (금)
백중(우란분절)
백중(우란분절)
  • 영묵 스님
  • 승인 2021.08.03 22:36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묵스님 사회복지학 박사
영묵스님 사회복지학 박사

요즘 어느 사찰이 백중날을 맞아 한창 모두 기도 중이다.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오래전부터 부처님오신날과 출가절, 성도절, 열반절 등 4대 명절 외에 `백중`(우란분절)을 불교의 5대 명절로 삼았고, 사찰에서는 나름 행사를 하고 있다. 시대ㆍ생활의 환경이 변해 과거보다는 그 규모가 조금씩 작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그 전통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의 길복을 염원하는 기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간혹 백중이 무엇이며 우란분절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백중은 음력 7월 보름이며, 백중(百中)으로 쓸 때는 `가운데 中` 자를 사용하는 만큼 일 년의 절기 중 가장 한가운데 있는 절기라는 것이다. 과거 농번기 시절에는 중요한 시기로 민간에서도 백중에 큰 의미를 부여해 행사를 열고, 절에서도 부처님오신날 버금가게 큰 법회를 열어왔다. 백중 법회를 크게 열어왔던 것은, 이날이 스님들이 3개월간의 하안거(기도를 마치는 날)를 마치고 해제를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백중은 음력 7월 보름이며, 백중(百中)으로 쓸 때는 `가운데 中` 자를 사용하는 만큼 일 년의 세시 절기 중 가장 한 가운데 있는 절기다. 스님들이 3개월간 힘든 기도 수행을 마치고 함께 참석한 불자들과 정해진 의식을 끝으로 잘 마무리하는 것으로 부처님 당시부터 이어 온 큰 잔치다. 재가불자들은 하안거를 마치고 나오는 스님들을 기다렸다가 공양을 준비해 축하했으며 스님들에게 온갖 종류(百種)의 음식과 과일을 공양한다고 해서 백중절, 혹은 백종절이라 부른다. 절에서 우란분절의 우란분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Ullambana`를 소리 나는 대로 한자로 옮긴 것으로. 이것을 번역하면 `구도현`(救倒懸)이라고 한다. 풀이해 보자면 `도현을 구제(救濟)한다`는 말이 되고, 도현이란 `살아생전에 전도(倒)된 어리석음으로 지은 갖가지 죄업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 거꾸로 매달리는(懸) 고통의 죗값을 치르고 있는 지옥 중생`을 말하는 것으로 우란분절이란 `전도된 삶으로 많은 악업을 지어 지옥고에 헤매는 중생을 구제하는 특별한 날`이라는 뜻이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인 목련존자가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그 효심을 발하는 내용이 담긴 <우란분경>에 기원해 목련존자는 지옥에 떨어져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제하고자 그 방법을 부처님께 물으니, 부처님은 백중 때 하안거를 마친 모든 스님에게 정성 어린 공양을 올림으로써 돌아가신 어머니의 업보를 닦으라 하셨던 것으로 이것이 백중과 우란분절의 기원이며, 이 기도가 모든 이에게 변형이돼 승가를 향한 보시ㆍ공양보다는 영혼들을 위한 제사로 변하게 됐다.

백중(우란분절)은 긴 안거수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스님들에게 정성 어린 공양을 올리고, 그 공덕으로 자신과 인연 있는 영가들을 지옥고에서 건지고자 하는 효심을 실천하는 것으로 요즘 사찰에서 기도하는 모습인 것이다. 한편, 민가에서는 백종ㆍ중원ㆍ망혼일이라고 해 이때쯤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와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은 데서 유래된 이름으로 절에서는 재(齋)를 올리고 공양을 올렸고 민간에서는 100가지의 과실을 차려 제사를 지내니 남녀가 모여 음식을 먹고 한 해의 농사에 대한 노고를 서로가 치하하기도 했다. 가정에서는 한창 익은 과일을 따서 사당에 천신차례를 올리고 백중잔치를 열었다. 백중을 전후로 장이 섰는데 이를 백중장이라 했다.

하인이 있는 집에서는 이날 하루는 일손을 쉬고 하인에게는 휴가와 돈을 주어 백중장에 가서 하루를 즐기도록 했으니 백중장이 성시를 이루면 씨름판과 장치기 등의 놀이도 펼쳐졌다 한다. 한 해 농사를 잘 지은 집의 하인에게 소나 가마에 태워 마을을 돌면서 사기를 북돋아 주어 동네잔치로 만들기도 했다. 백중 때가 되면 농사일이 거의 끝나서 농부들은 호미를 씻어두는데 이를 `호미씻이`라고 한다. 원래 백중날 하루만은 일손을 놓고 쉬지만, 제주도에서는 해산물 따기에 분주하기도 했는데 백중날에는 살찐 해산물이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창수 2021-09-03 01:41:36
앗!
영묵스님이시닷! ㅎㅎ
건강하세요()

윤정옥 2021-08-04 17:00:46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