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음성을 제대로 듣는 것이 리더십의 기초
타인 음성을 제대로 듣는 것이 리더십의 기초
  • 하성재
  • 승인 2021.08.02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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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내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요즘은 모두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줄서기를 하는 곳이면 어디에나 갖가지 광고문구가 우리들의 눈앞에 나타나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한다. 기다렸던 곳에 들어가면 학원, 성형외과, 예식장 광고가 벽면에서 소리친다. 모두가 서로 자신의 말을 들어달라고 하는 바람에 역설적으로 우리는 누구의 이야기도 제대로 듣지 못한다. 이런 시대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으려면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흔히 조리 있게 말하는 능력은 공들여 배워야 하지만, 듣는 것은 귀 뚫린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말하기에 앞서 제대로 듣는 능력이다.

이처럼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일상생활 속에서 늘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리더들은 종종 듣는 것을 실패한다. 잘 듣지 못함으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들이 참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듣는 것인가?

가장 먼저, 귀를 열어야 한다. 귀를 막고 상대방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다. 그런데 귀를 여는 것은 듣는 일에 있어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단지 귀를 열고 있다고 해서 타인의 말을 진심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인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듣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듣는 이의 머릿속에 온갖 잡동사니를 제거해야 한다. 겉으로는 듣고 있는 것 같지만 머릿속은 전혀 딴생각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잡념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으면 당연히 타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잡념 외에, `그건 옳아!` `그건 틀려!`라며 타인의 이야기를 자신의 고정관념으로 판단하거나 `저 사람이 말하고 싶은 건 분명 이러이러한 것 일 거야!`라는 선입견을 갖고 들으면 역시 음성만을 듣게 된다. 이런 잡념, 고정관념, 선입견은 모두 잡음이 되어 타인의 말이 우리의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타인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듣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머릿속에서 그런 잡동사니를 몰아내야만 한다.

둘째, 타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단지 수동적으로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반응을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귀뿐만 아니라 입을 사용하게 되면 `나는 당신의 말을 신중하게 듣고 있다`는 표현을 전하게 된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해 이야기를 듣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겉으로는 귀뿐만 아니라 입도 열어서 상대방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하더라도 그 질문이 상대방의 이야기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면 상대방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입으로 듣기 위해서는, 타인의 음성이 아닌,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의식의 화살을 타인에게 돌리는 게 중요하다.

끝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자신의 귀와 입 외에 마음을 동원해야 한다. 정말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타인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이것은 `상대방을 위해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다시 바꾸어 말하면 `상대방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듣는 이가 자신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말하는 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말하는 이의 사고방식이나 사물을 보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을까? 신체 특정 부위의 근육을 키우려면 반복적으로 그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되풀이해야 한다. 생각에만 그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근육은 절대 생기지 않는다. 제대로 듣는 법을 알았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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