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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 기대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 기대
  • 김명일 미디어 국장
  • 승인 2021.08.0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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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미디어 국장
김명일 미디어 국장

몸으로 체화된 지식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치매에 걸린 발레리나 할머니 이야기가 예가 될 수 있다. 얼마 전 보도된 영상에서 치매에 걸려 아무것도 기억을 못 했던 발레리나 할머니는 백조의 호수 주제곡을 들려주자 60년 전 뉴욕발레단 마르타 곤잘레즈(Marta C. Gonzalez)로 돌아간 듯 우아한 춤 동작을 선보였다. 이 영상을 촬영한 지난 2019년 당시 그녀는 중증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린 상태였고 자신의 이름은 물론 가족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백지상태였다. 그저 연명하던 상황에서 스페인 한 자선단체가 백조의 호수 테마곡을 들려주자 음악에 맞춰 우아한 발레 동작을 선보인 것이다. 이는 몸으로 익히는 체험 교육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교육 현장에서는 수학교육, 환경교육과 직업교육 등 교실수업에 다양한 체험학습을 도입, 활용하고 있다. 교육학자들은 전통적인 수업에 관찰이나 직접적인 체험이 병행될 때 학습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라는 속담도 있다. 이는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고, 백번 보는 것보다 한 번 체험하는 게 낫다는 말이다. 그래서 학교현장에서 더 나은 교육효과를 위해 환경체험과 직업체험, 수학체험 교육을 하고, 또 책에 소개된 곳으로 역사 현장 체험학습을 하러 간다. 사건이 발생한 역사 현장을 둘러보면서 역사적 사건과 전후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면서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우게 된다.

최근 경남도의회를 통과한 `학생자치 활성화 조례`를 근거로 운영하게 될 학생의회 운영도 체험교육의 한 과정으로 본다면 그렇게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학생의회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하고 의결하는 과정을 통해 합리적 의사 결정 방법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은 교육 수요자다. 학생의회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이 주체가 돼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을 제안하고, 민주적 절차를 배우기 위해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지방의회나 국회가 지역주민의 요구를 수렴해 정책을 개발하고, 민의를 대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 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세부 규칙을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만들고, 의회운영 과정을 체험하면서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배우고 익혀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것이 이 조례 제정의 목적이다.

2학기에 준비과정을 거쳐 학생의회가 구성되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학생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토론과 민주적 의결 절차를 거쳐 학생을 위한 정책을 도입하는 선거과정을 체험을 통해 배우게 된다. 경남 학생의회 운영을 통해 지방자치를 이끌 시ㆍ도의원, 국회의원 등 합리적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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