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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선수들 합리적 처우개선 있어야
경륜 선수들 합리적 처우개선 있어야
  • 황원식 사회부 기자
  • 승인 2021.08.0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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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식 사회부 기자
황원식 사회부 기자

7월 2일부터 시작된 경륜 선수들의 파업이 길어지고 있다. 최소생계비를 보장하라는 이번 쟁의는 단순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선수들 수입이 줄어든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 이전부터 선수들은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계약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일하며 경제적인 불안정과 인권탄압 등 열악한 처우를 참아왔다. 그로 인한 불만 누적에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어 7월에 폭발한 것이다.

선수들은 수입만 놓고 보면 적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장비 구입이나 경주 출전비, 병원비 등 자부담으로 나가는 비중이 높았다. 특히 경륜은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사고가 빈번하고 한번 넘어지면 크게 다치기 쉽다. 그런데도 공단에서 선수들에게 들어준 보험으로는 경기ㆍ연습 중 다치면 상해 치료비 일부만을 보장받을 수 있다. 경륜이 위험 스포츠 종목이라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상해 보험 가입이 안 된다. 4대 보험이나 퇴직금도 없다.

만약 시합이 취소되거나, 공단으로부터 제재를 받거나 부상 등으로 인해 경주에 참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입이 전혀 없다. 선수들은 경주에 참가해야만 출전비용과 상금 등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단이 선수들의 경기 출전권과 징계권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부당한 대우가 있더라도 쉽게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은 부상 중에도 공단의 출전 요구가 있으면 밉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전거를 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몸이 아파도 그냥 참고 출전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파업 중인 선수들이 경제난으로 대리운전, 택배, 건설현장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도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일 경우 경기 출전 정지 등 공단의 제재가 있기 때문이다.

인권문제도 있었다. 선수들은 공단 직원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이 있어왔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공단에서는 예상 경기 결과에 변수가 생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우승권 밖의 선수들에게 우승 유력 선수의 주행을 방해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폭언을 한다고 했다.

또한 선수들은 한번 경기가 있으면 경륜장에 4일을 머무는데 그동안 핸드폰도 소지할 수도 없다. 공단 측에서는 부정과 연계될 수 있다는 이유라고 하지만 같은 환경에서 공단 직원들은 핸드폰을 가지고 있기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 또 핸드폰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부당한 대우가 있어도 증거수집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경륜 역사상 처음 있는 선수들의 이번 투쟁에서 이 시대에 어울리는 합리적 처우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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