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12 (금)
교육감의 교육관을 접하면서
교육감의 교육관을 접하면서
  • 최해범
  • 승인 2021.07.29 2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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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범 창원대 교수ㆍ전 총장
최해범 창원대 교수ㆍ전 총장

재선 3주년을 맞이한 박종훈 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교육감보다는 교육운동가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그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3선 출마와 관련한 내용을 도민들에게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교육운동가를 강조하는 교육감의 인식에 놀라고 있다. 독립운동가라는 어휘는 귀에 익숙해도 교육운동가는 생경하기 때문이다. 국권을 되찾고 주권을 회복하려는 애국열사들의 목숨을 건 주장이었던 독립운동이 교육운동가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제도가 아예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교육제도를, 그것도 자타가 인정하는 정도의 내용을 도입해서 국민들을 계도하고 전국적 모범사례가 되었다면 모르겠으나 작금 경남교육이 곳곳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운동가 표현은 경남교육에 관한 교육감의 인식이 도민들과는 괴리가 있음을 말해준다. 자신과 이념 성향이 같거나 같은 노선을 걷는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믿고 싶겠지만 보통의 도민들은 납득을 못하는 입장이다. 마치 궁 안에 갇혀있는 사람처럼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듣고 보는 그런 사람으로 비친다.

경남교육을 이념으로 교사와 일반직을 갈라놓고 있는가 하면, 하향 평준화를 학력수준 저하와 학력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미화하고 있다. 2018년 5월, 2020년 7월, 2021년 5월 전국의 교육감 직무평가에서 거의 꼴찌 수준을 계속하고 있건만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것도 평가 잘못이라고 변명할 것인가? 2018년 6월 교육감에 재선되자 3선 불출마도 만천하에 공개했다. "자신의 삶도 챙기고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3선 불출마를 미리 말해두는 것"을 번복하고 3선에 나선다면 경남교육의 수장이 공언한 약속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쉽게 뒤집는다면 이 또한 경남교육에 불행의 씨앗이 될 것이다. 앞으로 또 모를 어떤 거짓으로 위장을 할지 심히 걱정스럽다.

아이톡톡에 관해서도 아전인수격으로 그 정당성을 강조하기에 급급하다. 교육부와의 중복투자라는 논란이 있고, 기존의 줌이나 e-학습터 등 사용이 편리한 학습플랫폼 대신 사용하기도 불편하고 혼란만 가중시키는, 심지어 교사들조차도 사용이 힘들다고 불평하는 아이톡톡을 자신의 치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우리는 왜 지켜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수학체험 센터나 도서관, 진로체험 센터 등도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다. 미래교육 테마파크도 화려하고 수사학적인 현란한 구호를 도민들에게 내세우지만 500억에 가까운 예산투입에다 매년 큰 규모의 관리비 등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드웨어 공간이 그토록 필요한 것일까?

도의회에서 부결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소리들이 많은 차에 최근 도의회가 학생자치조례를 통과시켰다. 학생인권조례를 피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편법으로 학교에 예규나 각종 규정을 교묘히 만들고 있는 가운데, 학생자치조례가 등장하면서 학교를 정치의 장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도의회를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고, 만약 그들 스스로가 부결했던 학생인권조례가 실질적으로 교육 현장에 그 효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유사한 규정이나 예규를 제정하는 것은 현행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구나 학생자치조례를 통해 노리고 있던 의도들 대부분이 이제 완성됐다고 본다.

우리는 경남교육이 제대로 항해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선장이 교육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왜 교육청이 존재하는지, 교육감이 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념적 요소가 교육 현장에 스며들고 있는 것은 정말 큰 문제다. 좌파 교육감들이 카르텔을 형성해서 점진적으로 정치 편향적 훈육을 늘려가는 것을 경계해야 하겠다. 지금 비록 자신의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을지언정 백 년을 향한 경남교육이 먼 후대에 자랑스럽게 비칠 수 있도록 애국적 차원에서 경남교육을 바라볼 수 있는 교육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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