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와 거짓말탐지기 검사
과학수사와 거짓말탐지기 검사
  • 김주복
  • 승인 2021.07.2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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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복의 법률산책
김주복 변호사
김주복 변호사

범죄가 발생하면 신고, 피해자의 고소 등으로 수사기관이 범죄를 인지하게 되고, 수사기관은 거의 예외 없이 수사를 개시하여야 한다. 수사기관은 사건의 유형과 성질을 고려하여 강제수사나 임의수사 등 다양한 방법의 수사기법을 사용하여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는 매우 다양한 신종범죄가 등장함에 따라 수사기법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매우 과학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테면, 거짓말탐지기, DNA분석, 범죄자 프로파일링, 심령술ㆍ최면술, 법곤충학, 디지털포렌식 등이다.

이 중에서 거짓말탐지기(심리생리검사, Polygraph)는 자각 증세와 심적 변화에 따른 자율 신경계의 각종 반응을 이용하여 피의자 진술의 진위성을 판별하는 장치이다. 고의로 거짓말을 할 때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인해 호흡이나 혈압, 맥박 등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기록하는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 보듯이 성범죄 등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만 있는 범죄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는 용도로 거짓말탐지기 검사가 흔히 사용되고 있다.

1580년대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가 맥박을 측정하는 장비를 최초로 개발하여 거짓말탐지기 검사의 기초가 되었다. 1885년 이탈리아 생리학자 롬브로소가 움직임, 호흡, 땀, 혈압, 심장박동 등을 측정하는데 성공하였으며, 현대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1921년 미국 법의학자 존라슨이 호흡, 맥박,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구체화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거짓말탐지기는 그렇게까지 효과가 있지는 않다. 거짓말탐지기는 거짓말의 결과로 나타나는 각종 신체적인 반응을 탐지하는 기계일 뿐이지 거짓말 자체를 탐지하는 기계는 결코 아니다. 그래서 실무현장에서도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 의존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대법원도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매우 제한적으로만 인정한다. 즉,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심리상태가 변동하고, 이에 따라 생리적 반응을 반드시 일으키며, 이 반응을 거짓말탐지기를 통해 감정관이 정확히 판별해낼 수 있어야만` 증거능력이 부여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나아가 증거능력의 관문을 통과한 검사 결과라고 하더라도 피검사자 진술의 신빙성을 가늠하는 정황증거로서의 증명력에 그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87도968 판결) 현재 사용되는 거짓말탐지기 검사의 정확도는 낮지만, 활용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만으로 억울한 사람들이 누명을 벗거나 범죄자가 자백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최근 거짓말탐지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적외선카메라`를 이용한 것인데,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소개되었다. 즉, 거짓말 탐지 대상 인물이 질문에 대답하는 동안 고해상 열 이미징 카메라로 얼굴을 스캔해 홍조를 띠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이용해 거짓말 여부를 판단해 낸다고 한다. 그 원리는 거짓말을 하면 카테콜아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콧속 조직을 팽창시키고 혈압을 올려서 코의 온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적외선카메라를 이용한 거짓말탐지기의 정확도는 기존 거짓말탐지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몸에 센서를 부착해야 해서 사용하기 번거로운 기존 거짓말탐지기에 비해, 사용자의 얼굴을 비추기만 하면 되므로 사용 방법이 간단하여 활용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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