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1:56 (목)
가야사 정립 위한 제언⑥ 42년 가야 건국 왜 부정하나
가야사 정립 위한 제언⑥ 42년 가야 건국 왜 부정하나
  • 도명 스님
  • 승인 2021.07.26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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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 정 담(山寺情談)
도명 스님 여여정사 주지ㆍ가야불교연구소장
도명 스님 여여정사 주지ㆍ가야불교연구소장

세상에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설마가 사람 잡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특히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나 재해 등에 이런 경우가 많은데 최악의 경우는 방심했다가 전쟁이 일어나 나라까지 망하는 것을 역사를 통해 경험한다. 알고 보면 임진왜란과 6ㆍ25 동란도 설마설마하다 일어난 비극이다.

그런데 개인에게도 큰 병이 오기 전 전조증상이 있는 것처럼 국가 간의 전쟁도 사전에 여러 가지 조짐들이 일어난다. 그런 현상들을 둔감하여 모르다 보니 병이든 전쟁이든 갑자기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다 장단점이 있다. 일본 사람은 친절하고 작은 것도 잘 챙기는 장점이 있으나 역사학에서 이런 장점이 악용되면 치밀한 전략과 전술을 통하여 정교한 역사 왜곡을 자행한다. 일제는 조선의 정복을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열도 내에 역사였던 허위의 임나일본부설을 내세워 500년 가야사에서 200년을 없애더니 그래도 들통날까 불안했던지 아예 가야 초기의 기록까지 통째로 부정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그 세부 전술로 수로왕의 서기 42년 건국을 부정하고 허왕후를 가공의 인물로 신화화하며 이들과 관련된 기록과 흔적을 지우고자 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그들의 특성대로 대마도와 일본 내에 존재하는 가야와 삼국의 기록들을 지우거나 조작했다. 그러나 숨어있던 기록과 고고학적 유물이 발견되니 이제는 전략을 바꾸어 IOC나 국제사회에 대한 로비와 친일 사학자를 지원하는 두 가지 전략으로 전환하였다. 이웃 나라가 역사 왜곡 운운할 때는 반드시 숨은 의도가 있는데 그것은 역사침략 이후는 실제적 침략이다.

일본이 이제는 독도와 임나일본부를 초등, 중등, 고등 교과서에 당당히 그려 놓고 임나가 우리나라 남부에 있었다는 역사를 합법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게 현실인데도 사학계는 묵과하고 있고 국민은 설마 하고 있다.

가야의 건국에 대한 몇 가지 주장이 있다. 첫째는 우리의 사서 <삼국사기, 삼국유사>에는 서기 42년 음력 3월 15일이라고 건국 당시의 상황과 날짜까지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둘째는 중국기록인 진수(233~297)의 <삼국지 위서 동이전 변진>조에는 변진이 12국이 있다고 나온다. 삼국지는 위, 촉, 오 삼국시대의 당대 역사를 기록한 상당히 신뢰가 있는 역사서다. 그러나 자국의 역사가 아닌 타국의 역사서이고 가야가 세워지고 난 250여 년 이후의 기록이다. 생활 풍속과 문화에 대해서는 언급했으나 고대 왕조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변진(가야)을 누가 건국했으며 지금의 왕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비교적 이른 기록이라 하나 가야 건국 후 250년 뒤의 이웃 기록이다. 셋째 주장은 <원 삼국론>으로 수로왕의 가야 건국을 부족국가 내지는 추장이 지배하는 국가 이전 단계의 군장 사회로 보는 견해다. 기원후 42년에 엄연히 가야가 성립되었지만 기원 원년부터 기원후 300년까지를 원삼국시대라 하여 제대로 된 국가 성립을 부정하고 있다.

서기 300년 이후에나 가야를 비롯한 삼국이 제대로 된 국가 형태를 갖추었다고 말하는데 참으로 이상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삼국사기 초기 기록들만 보아도 서기 116년 신라의 지마 이사금이 가야를 치러 정병 만명이 출병하는데 씨족국가에서 정병 만 명은 동원할 수 없는 규모이다. 고대에 정병 만 명이면 국가가 이미 형성이 되었다는 것이고 가야도 만 명과 싸울 정도로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었던 고대 국가였다는 증거이다.

과거 일제는 위대하고 활달했던 한민족의 정체성을 말살하기 위해 한민족의 역사를 반도로 묶는 반도사관을 만들어 북쪽에는 한사군 한반도설과 남쪽은 임나일본부설을 만들었다. 일본은 일본서기의 초기 기록이 기년도 맞지 않는 조작이라 하더라도 자기 나라의 시작인 건국기념일을 일본서기에 나오는 초대 진무 천왕의 즉위날을 하고 있기에 결코 스스로의 역사를 부정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 그래서 그들이 택한 전략은 자기 역사의 모순을 덮기 위해 거꾸로 이웃 나라 역사서인 멀쩡한 삼국사기 삼국유사 초기 기록을 가짜로 만들어 가야 건국 42년을 부정하는 역사 왜곡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가야가 초기부터 강력한 나라라면 그들이 억지 부리는 임나일본부 등은 아예 꿈도 못 꿀 테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도 그들은 고대 일본에 최초로 선진 문물을 전파한 가야를 부정하고자 청소년 교과서에 임나를 그려 넣고 은혜를 원수로 갚고 있는 중이다. 일본은 좋은 것도 많은 나라이나 역사 문제만큼은 믿지 못할 나라이다. 궁금하시면 지금 바로 <남원 기문국>이나 <군함도>를 검색해 보시면 아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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