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4:55 (토)
외교사절의 자전거 국토 종주
외교사절의 자전거 국토 종주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7.21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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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산영사의 `발령 라이딩`

생활 속 자전거 활성화로

국토 아름다움 누리는 행복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주한 외교사절의 잇따른 자전거 국토종주가 눈길을 끈다. 지난 16일 오후 3시 부산시 연제구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이색적인 자전거 부임식이 있었다. 이날 주인공은 12일 자로 미국대사관 부산영사로 발령받은 데이비드 제(44ㆍDavid J. Jea) 영사의 부임식이였다. 부임식에는 신현기 부산시 외교통상과장과 국민의힘 김미애 국회의원(해운대을)이 나와 부임을 환영했다. 제 영사는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을 자전거를 타고 부산으로 출발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530㎞를 6일 동안 자전거로 이동했다. 제 영사의 자전거 국토 종주에는 피츠버그 주립대 사이클 선수 출신이자 철인 3종경기도 거뜬히 완주한 여성 라이더 등 모두 5명이 동행했다. 제 영사와 함께 땀과 열정으로 이룬 자전거 국토종주팀의 성과는 한.미동맹의 상징적 모토인 `We go together`, `같이 갑시다`의 정신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임지를 무려 500㎞가 넘는 길을 비행기도, KTX고속열차도 아닌 자전거로 부임길에 올랐던 제 영사의 자전거 국토 종주 도전은 자전거 국토 대장정을 꿈꾸는 국내 라이더에게 큰 자극이 됐다. 자전거 애호가이자 테니스선수인 제 영사는 "부산에 영사로 부임하면서 한국과 영남을 잘 알고 싶고 좀 천천히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KTX를 타면 보이지 않는 영남의 참모습을 보고 배우고 싶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영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제 영사와 입양가족 모임을 통해 친분이 있는 김미애 국회의원은 부산 화명동에서 합류해 부산시청까지 라이딩을 함께 하며 한ㆍ미 간 우호를 다졌다. 2016년부터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정무담담 팀장 등을 역임한 제 영사는 돌봄이 필요한 10개월 된 아기를 입양해 사랑으로 키우고 있다. 김 의원도 딸을 입양했다.

주한 외교사절의 서울~부산 자전거 국토종주는 데이비드 제 영사가 처음을 아니다. 지난해 11월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대사가 자전거 국토종주를 했다, 할그렌 대사는 그해 11월 11일 부산 남구 UN기념공원에서 열린 `UN참전용사 국제 추모식`과 추모전날인 10일에 열린 `6ㆍ25전쟁 UN참전국 대표회의`에 참가하면서 자전거를 이용했다. 할그렌 대사는 자전거 국토 대장정의 의미를 `바이킹 포 피스`(Biking for peace), `평화를 위한 자전거 순례`, `UN추모 순례`로 명명해 큰 울림을 줬다. `UN참전국 대표회의`의 표어는 `함께 하는 미래`(Creating The Future Together)였다. 스웨덴은 한국전쟁 때 가장 먼저 의료진을 파견했다.

지난 2월 2021 제6회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에 주빈국 사절로 참가한 주한 캐나다대사관 패트릭 헤베르(Patrick Hebert) 참사관은 국토 종주의 꿈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조만간 울주를 다시 찾아 영남 알프스 하이킹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할그렌 스웨덴대사와 제 미국영사가 자전거 두 바퀴로 달린 낙동강 잔도 자전거길은 과거시험 길에 올랐던 선조들의 애환이 담긴 서울 나들이길이었다. 역사ㆍ문화가 어린 자전거길을 달린 외교사절의 자전거 사랑에 박수를 보낸다. "자전거 길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 같다 코로나19 여파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사이클은 많은 운동 중 가장 안전한 편에 속한다 많은 한국인이 자전거를 애용했으면 한다"는 제 영사의 말에 공감한다.

국내 자전거 애호가는 물론 많은 주한 외교사절이 자전거 국토 대장정을 꿈꾸고 있다. 창원은 자전거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자동차와 자전거, 보행자가 공존하는 도로가 만들어져야 한다. 자전거 나라 스웨덴 등 유럽처럼 우리도 생활 속에서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고 자전거로 국토 종주는 물론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마음껏 누빌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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