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7:43 (목)
새우튀김 한 조각이 쏘아 올린 공
새우튀김 한 조각이 쏘아 올린 공
  • 장예송 편집부 기자
  • 승인 2021.07.2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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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송 편집부 기자
장예송 편집부 기자

지난 5월 서울 동작구의 한 분식집 사장 A씨(50대)가 갑작스러운 뇌출혈 진단을 받고 쓰러진 3주 뒤 결국 세상을 등졌다. 배달앱을 통해 분식을 시켰던 소비자가 다음날 주문한 새우튀김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새우튀김 환불을 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새우튀김 환불이 뭐 어때서? 해줄 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A씨는 고객의 요구에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주겠다고 했고, 전액 환불을 요구한 소비자가 불만을 품고 배달앱에 별점 하나와 비방리뷰를 게시했다. 환불 과정에서 나온 손님의 폭언, 별점과 댓글을 이용한 모욕 등 배달앱 업체의 환불요구 관련 전화 때문에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새우튀김 한 조각을 가지고 갑질을 하냐", "배달앱 측에서는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업주에게만 책임을 돌렸나?" 등 거센 논란이 일어났다. 배달앱 측은 "일부 이용자의 갑질과 무리한 환불요구, 악의적 리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점주 여러분께 적절한 지원을 해드리지 못했다"고 사과했으나 여론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동시에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 본부 등 시민단체는 배달앱 업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를 양산하는 배달앱 리뷰와 별점 제도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새우튀김 가게 점주의 사망 사건이 배달앱이 불공정한 약관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배달앱 측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소비자 측을 대변해 점주에게 사과와 전액 환불을 독촉한 부분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은 "배달앱 운영 사업자는 허위ㆍ악성 리뷰나 별점 테러로 매출에 큰 타격을 주는 악성 소비자들로부터 점주를 보호해야 한다"며 별점 리뷰와 관련된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집콕족이 늘면서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가 늘어나면서 앞서 밝힌 블랙컨슈머, 진상 손님 등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한편, 다른 일각에서는 플랫폼 자영업자들이 별점에 민감한 시대에 갑질 한다고 생각할까 봐 정당한 항의성 리뷰도 쓰지 못하겠다는 소비자까지 나오면서 별점 리뷰 폐지론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최근 별점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나섰지만 자영업자ㆍ소비자 둘 다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별점 폐지가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모두가 힘들고 지친 상태인 만큼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인권과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꼭 필요하다. 최근 들어 변이 바이러스가 증가하고 있는 시기인 만큼 배달앱을 이용한 주문은 더욱더 증가할 것이다. 그만큼 여러가지 배달앱 측에서는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판매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모두가 만족할만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새우튀김 한 조각으로 인해 수면 위로 올라온 불편한 문제와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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