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산(주역 연구가)

주역입문자 대부분은 공자 <십익>의 계사전이나 괘효사와 상전을 해설한 역서를 사본다. 서점에서 판매하는 각종 주역해설서 중 주역해석의 기본원리를 해설한 책은 드물다. 원서를 번역한 <주역전의대전> <주역정의> <주역절중>을 보면 서론부분에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그러나 그 내용도 주역초심자들이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주역은 기본원리를 먼저 학습한 후에 괘효사를 읽어야 그 내용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학역초심자의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주역공부에 앞서 주역해석의 기본원리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려 한다. 이는 작심 3일에 그치고 마는 주역공부에 주마가편지격의 작은 역할이지만 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도 될 것이다. 또한 필자의 학습경험을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주역공부에 한계를 느낀 분들의 학습의욕 고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의리역의 창시자인 왕필은 <주역 注>에서 `괘는 때이고 효는 때에 따른 적합한 변화이다. 때에는 막힘과 통함이 있기 때문에 그 쓰임에는 행하는 것과 숨는 것이 있다`고 했다. 64괘 384효에 대한 가장 현학적인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뜻을 해석하는 것이 주역 괘ㆍ효사 공부이다. 따라서 주역의 기본원리와 용어에 대한 선행학습은 필수적이다. 주역해석의 기본원리는 상당히 복잡하다. 학자마다 해석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래 내용들만 잘 이해하면 괘ㆍ효사 해석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개조 식으로 나열한 후 매회 항목별로 상세하게 설명할 것이다.

먼저 역의 명칭과 역자(易字)의 의미， 역의 생성원리， 양의， 사상， 8괘， 64괘의 형성과 상징 등 기초개념들을 설명한다. 다음으로 괘효의 명칭， 괘명， 주효， 효의 강유와 중정， 호응， 비(比)， 승(承)， 부(覆)， 승(乘)， 역수， 의리역과 상수역， 고증역과 고사역 등의 다양한 해석법을 기술한다. 세 번째 괘의 생성기준을 정한 12벽괘(다산 14벽괘)의 모괘와 지괘， 호체(호괘)， 교역(착종괘)， 변역(화합괘)， 반역(도전괘)에 대한 이해는 주역해석의 완결편에 속한다. 끝으로 주역해석에서 자주 인용하는 중국고전의 병행학습이다. 사서육경， 노자서， 사마천의 사기， 반고의 한서， 특히 고점서례가 기록된 좌구명의 춘추좌전과 국어는 반드시 비치해 주역해석에서 언급될 때마다 익혀야 한다. 아울러 한자에 대한 재학습으로 허신의 설문해자<단옥재주>도 공부하면 고증역과 고사역의 해석에 큰 도움이 된다. 주역해석의 기본원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 후 상하경의 괘ㆍ효사에 대한 해석을 기술할 것이다. (강호동양학 연구소， 010-8934-4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