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면 고쳐 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번 중소벤처기업부의 `K-바이오 랩허브` 입지 결정을 보면서 수도권 일극화 집중화의 폐해를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다. 양산, 충북 오송, 전남 화순, 인천 송도롤 놓고 저울질하다 결국 수도권인 인천 송도로 결정했다. 선정이유를 보면 수도권 집중화의 폐해가 역력히 드러난다. 또 국토균형발전은 거창한 정치권의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K-바이오 랩허브 선정평가위원회`는 "미국의 랩센트럴처럼 성공할 수 있는 곳, 바이오 창업기업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대학, 병원 등 바이오 협력 생태계 구축에 적합한 곳을 찾는데 중점을 두고 평가한 결과"라고 밝혔다. 결국 산ㆍ학ㆍ연, 병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을 선정했다는 논리이다. 입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요식행위로 공모 절차를 밟았다는 의심이 든다. 공모에 나선 지자체의 행정력 낭비, 희망고문만 한 셈이다.
경남도와 양산시, 도의회와 양산시의회에 이어 부산시 등과 함께 양산부산대학교 부지에 `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 힘을 보태면서 부울경은 아름다운 상생과 협력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다. 무산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료특화단지 조성도 공염불이 됐다.
이건희 미술관을 서울로 결정할 때도 `국민의 접근성, 인프라 집중`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모든 것은 서울, 수도권이 유리하게 되는 셈이다. 참담한 결과에다 결정 논리 또한 부울경 주민들에게 모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국토 불균형 즉, 기울어진 운동장은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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