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2:35 (목)
바로! 이 사람 김상합 지회장(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로템지회 )
바로! 이 사람 김상합 지회장(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로템지회 )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1.07.08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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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활동은 종업원 먹거리 챙기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요”
김상합 전국금속노조 현대로템지회장은 “창원지역은 제조업을 늘리기 위한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김상합 전국금속노조 현대로템지회장은 “창원지역은 제조업을 늘리기 위한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20대 초반 노동현장서 구슬땀

1988년 본격 노조활동에 투신

해고ㆍ복직 이어진 고난의 길

현대로템 국내외 어려움 알고

노조 차원서 타개책 등 모색

지회장 두 차례 책임감 실감

“사업장 안정적 성장 힘쓸 것”

전국금속노조 현대로템지회

□ 1987년 7월 31일 깃발 올려

□ 조합원 수 1409명(20년 1월 기준)

□ 11기 집행부 슬로건

□ “다시 2천 조합원 시대로”

1982년 9월 현대정공(2007년 ‘현대로템’으로 사명 변경)에 입사해 20대 초반부터 노동현장에서 젊은 열정을 불태웠던 김상합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로템지회장(58)은 창원지역 노동운동의 리더 중 한 명이다.

1988년부터 본격 노조 활동을 시작하면서 노동 현장의 눈물과 한숨을 한몸에 안고, 노조원 동지와 손을 잡고 노동환경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회장은 노조 활동은 두 차례의 구속과 2년 6개월의 복역, 그리고 해고와 복직(1992년 12월)으로 이어지는 험난한 길이었다. 1989~1992년 지역 민주화 운동의 가시밭길에서는 마창노련 선봉대 활동과 선봉대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때 민주화 활동을 인정받아 민주화 운동 관련 증서를 받았다.

지난 6월에 열린 현대로템지회 조직위원 수련회 모습.
지난 6월에 열린 현대로템지회 조직위원 수련회 모습.

김 지회장은 현재 지회장 직책을 두 번째 맡고 있다. 지난 2012년에 한 차례 노조활동을 지휘한 후 지난 2019년 7월부터 다시 맡아 노조원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노조원의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현대로템지회장을 맡기 전에 교육차장, 조직부장, 사무국장, 대의원을 맡아 차곡차곡 노조 활동의 넓이와 깊이를 더했다.

부인 이연실 씨(56)는 노동운동을 함께한 동지다. 이연실 씨는 김 지회장과 노동운동을 함께하다 1년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김상합 지회장은 이연실 씨가 마창노련 문체 간사를 맡은 1992년에 결혼했다.

“노조 활동은 사업장 안정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노와 사가 상생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노조 활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김 지회장은 현재 현대로템이 겪는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훤히 알고 있다.

2021년 6월 단체교섭 요구안 조합원 공청회 모습.
2021년 6월 단체교섭 요구안 조합원 공청회 모습.

김 지회장은 국내 철도 차량의 저가 수주 문제점을 가장 먼저 내세운다. 현재 국내 철도 차량 이용 실태를 ‘국내에서는 티코를 타고 국외에서는 그랜저를 타는 꼴’이라고 비유한다. 저가 수주 환경 때문에 우수한 현대로템 차량은 수출만 해야 하고 국내에서는 외국 부품을 쓴 저가 차량이 운영된다는 것이다. “국내 저가 수주 문제가 우리나라의 철도 차량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정부가 풀어야 한다”고 김 지회장은 강조한다.

현재 철도 차량 제조사 ‘빅1’은 현대정공과 함께 대우중, 한진중의 철도차량 분야를 통합해 1999년 한국철도차량(주)가 된 후 2007년 옷을 갈아 입은 현대로템이다. 국내외 경쟁력을 공고히 한 현대로템은 늦게 설립한 국내 업체와의 국내 차량 수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구조를 맞았다. “국내 저가 수주문제가 철도 차량 기술 발전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국내 업체가 세계 최고 제품을 만들었는데 국내에서는 판매를 못 하고 외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꼴이다”고 김 지회장은 진단한다.

철도차량 수출 시장에서도 중국 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기 때문에 현대로템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창원지역이 ‘방위산업의 메카’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발전에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로템은 K2전차 등 방위 차량 생산의 선두에 있다. 지난 7일 현대로템은 우리 군에서 최초로 도입ㆍ운용하는 다목적 무인차량을 방위사업체에 공급했다. 창원시는 글로벌 일류 방산 도시 도약을 목표로 오는 2030년 누적 방산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방산클러스터 구축 등 27개 사업에 3600억여 원을 투입한다고 지난해 밝혔다. 매년 방산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려는 창원시의 목표에 현대로템이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김 지회장은 “현대로템의 방산무기 수출에 큰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 지회장은 “창원지역은 누가 뭐래도 제조업이 살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줄고 생산 과정이 스마트화가 되지만 창원은 기존 방산과 철도, 조선, 자동차 부품 분야 등이 살아나야 한다”며 “창원지역은 제조업을 늘리기 위한 장점이 많다”고 강조한다.

지난 3월 현대로템지회 11기 2년차 정기대의원회의 모습.
지난 3월 현대로템지회 11기 2년차 정기대의원회의 모습.

그는 “노조활동은 종업원과 협력 업체, 동종 업체 등과 장기적인 대책을 숙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어떤 면에서 경영진보다 더 나서서 먹거리를 챙기는 데 주력해야 하고 그런 대외적인 활동이 더 효과를 거둘 때가 있다”고 말한다.

이어 “임금 인상 투쟁만 하는 노조는 환영받기 힘들다. 지회장을 맡는 동안 사업장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노조원들과 한마음으로 힘쓸 것”이라고 덧붙인다.

지난 3월 철을 다루는 노동자와 철도 운영사 노조 대표자들이 만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3월 철을 다루는 노동자와 철도 운영사 노조 대표자들이 만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 지회장은 “노조 활동은 머리띠를 두르고 일방적으로 노조의 요구만 주장하는 시대를 벗어나야 한다. 먹거리 챙기기를 우선해야 한다. 노조원들의 근무 조건 개선 등에 힘을 써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노조 활동은 노사가 상생하는 데 손을 잡고 먹거리를 구하는 데 최고의 목표를 둬야 한다”고 재차 말한다.

전국금속노조 현대로템지회는 1987년 7월 31일 설립됐다. 현재 조합원 수는 1409명(2020년 1월 3일 기준)이다. 지회 조직은 지회장, 수석부회장, 부지회장, 사무장으로 구성된 임원 4명과 감사위원 3명, 운영위원, 대의원, 현장 조직위원, 노동안전보건위원, 제도개선연구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11기 집행부를 이끄는 김상합 지회장은 ‘다시 2천 조합원 시대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현대로템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희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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