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인권선언` 100주년 BIKY가 다시 쓴다
`어린이인권선언` 100주년 BIKY가 다시 쓴다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7.0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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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16회 BIKY 장맛비 속 개최

예산난으로 17회 불발될 수도

부산시 예산 증액 등 후원 절실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지난 5일 영화의전당에서 제16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장맛비 속에서 개막됐다. BIKY는 2005년 국내 최초 어린이영화제로 출발해 2015년 청소년을 포함한 어린이청소년영화제로 변화하면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5대 유소년영화제로 성장했다. 2019년부터는 국내 7번째 규모의 영화제로 성장한 BIKY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원천이자 토대 그리고 미래다.

오는 12일까지 8일간 어린이ㆍ청소년 그리고 어른을 영화의 바다(56개국 180편 상영)로 나아갈 대항해의 시작은 무거웠다. 박수와 환호가 있어야 할 개막식은 무거웠고 착잡했다. BIKY 개막식 사회자 서신애와 이지원 배우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두꺼비 아저씨 김상화 BIKY집행위원장의 목소리는 비장했다. 그는 BIKY를 탄생시키고 16회째 이끌어왔다. 김 위원장은 "어쩌면 내년 17회 BIKY를 개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했다. "BIKY가 세계 5대 어린이청소년영화제, 국내 7번째 규모의 영화제가 됐지만 BIKY는 큰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며 "BIKY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부산시의 현실적인 예산책정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BIKY 사무국과 프로그래머들도 성명서로 동참했다.

BIKY의 예산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만성적인 예산난으로 김 위원장은 사비를 터는 등 16년째 고군분투로 이끌어왔다. BIKY는 국내 유일의 어린이청소년영화제로 그동안 학교 등에서 영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꿈나무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등 역할을 키웠다. 전국 각지에서 성과를 인정해 많은 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어린이청소년 영화제작의 산실로 거듭났다. 올해 어린이청소년 경쟁 부문에 40개국 299편이 출품된 것만 봐도 BIKY가 어린이청소년의 영화제작교육에 미치는 영향력과 사회적 역할을 가늠할 수 있다. BIKY는 스필버그, 봉준호 등 미래 영화인의 메카다.

이제 BIKY의 사회적 역할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김 위원장은 "사회가 BIKY를 그저 어린이영화제로만 치부해 홀대해 왔다"며 "누적된 어려움에 숨을 쉴 수가 없을 지경이다"며 절망했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의 BIKY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5000만 원이 삭감된 1억 2000만 원이다. 부산시 지원금은 3억 70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만 원이 늘었지만 전체 예산 8억 5000만 원으로는 영화제 운영이 어렵다. 인건비 부족에다 코로나19로 상황에 어려워진 배급사들이 상영료를 요구하면서 재정난은 가중됐다. BIKY에 상영되는 작품수와 참여국 규모는 타영화제 못지않으나 국비예산은 국내 타영화제 평균 지원액의 6분의 1 수준이다. 부산시 지원 예산은 부산국제영화제 대비 1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BIKY의 정상 개최를 위해서는 13억 원가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올해 영진위의 전국 영화제 지원금 발표때 평가위원들로부터 앞으로 BIKY는 일반 규모 국제영화제(40억 원) 부문 자격 평가가 아닌 중소규모 영화제(5억 원) 부문 지원 공모에 신청하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전체 예산이 5억 원 밖에 안되는 중소규모 부문에서 지원을 받으면 영진위 지원금은 턱없이 줄어들 것이 뻔해 BIKY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미래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투자는 확대돼야 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부재에도 아이들은 개막식 무대에서 미얀마의 민주화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고 `다시 어린이인권선언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세계 최초로 어린이인권선언을 만든 나라이지만 여전히 어린이를 폄훼하고 업신여기는 분위기다. 어린이인권선언 100주년이 되는 2023년 다시 만든 어린이인권선언이 빛을 보게 해야 한다. 어린이와 BIFF, 영화의도시 부산의 미래를 위해 BIKY는 계속 개최돼야 한다. 부산시의 예산 증액과 기관ㆍ기업의 후원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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