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
믿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
  • 김은일
  • 승인 2021.06.3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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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1930년대의 일본은 석유를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의 팽창정책에 위협을 느낀 미국이 1930년대 말엽에 일본에 대한 철강과 석유의 수출을 금지시키자, 일본 군부는 당시 네덜란드령 동인도(지금의 인도네시아)를 침략하여 석유를 확보하고 미국과 전쟁을 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것이 태평양전쟁의 시작이었다. 최근에도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자기들 영해라고 억지를 부리며 주변국들 및 국제사회와 큰 마찰을 감수하는 것도 남중국해가 중동에서 중국으로 석유를 실어 오는 루트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은 그 나라의 흥망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므로 각 국가들은 이 문제에 사활을 건다. 특히 석유와 가스가 전혀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1970년대 `오일쇼크`를 경험하면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필요성과 산업화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을 충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에 매진해왔다. 원자력 발전에 의한 안정적 전력 공급이 없었다면 오늘날 세계 10위 경제 대국 대한민국은 없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정부는 탈원전한답시고 멀쩡한 발전시설을 세우려고 원전 경제성 평가조작 등 갖은 음모를 꾸미고, 순항 중이던 신한울 3, 4호기 건설을 중단시키는 이해 못할 짓을 하고 있다.

사실 탈원전을 주장하는 세력들은 80년대 주사파 운동권 출신들을 주축으로 오랫동안 있었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최고위직을 지낸 모 인사에 따르면, 18년 전에도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우르르 몰려가 탈원전해야 된다고 떼를 썼었지만 웬만한 사안은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을 즐기던 노 전 대통령이 탈원전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면담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도 터무니없는 주장이라 토론 거리도 안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인간 노무현과 인간 문재인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논리적인 사고가 이루어지는지 여부 말이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명분이 전혀 없다. 국민의 여론은 3분의 2가 탈원전 반대이고 탈원전 찬성은 14%밖에 안 된다. 탈원전은 친환경 저탄소와도 배치된다. 환경 측면에서 보면 원자력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이어서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은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병행해서 확대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원자력 발전이 같이 가는 추세인 것이다. `판도라`라는 거짓 영화를 만드는 쇼까지 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웠던 `안전 문제`는 수십 년간 무사고의 원자력발전소 운용 역사와 후쿠시마 지진 이상의 지진에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전문가들이 증명해버리자 입을 다물어버렸다.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정부는 막무가내식 전법을 택했는데, 국민의 어떠한 호소와 탄원에도 귀를 닫고 오직 `닥치고 탈원전`이라면서 나가는 전법이다. 심지어는 여당 대표의 탈원전 재고 요청에도 말이다.

이 정도 되면 말 못 할 다른 의도가 있기 때문임을 우리는 경험상 알고 있는데 그 의도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정부합동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드러나게 되었다. 이 시나리오는 전체가 모순덩어리로 되어 있는데, 탄소중립을 추진한다면서 급진적인 탈원전을 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현재의 3%에서 61%로 늘린다는 망상에 가까운 내용을 담았다. 지금도 사용을 못해 버려지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대책도, 한 해 축구장 3300개 면적의 숲이 사라지는 환경파괴에 대한 고민도, 수명이 다한 태양광 집열판에 의한 환경오염 대책 따위는 관심도 없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의 진짜 압권은 2050년에 우리나라가 전기생산이 부족한 국가가 되면 중국과 러시아에서 전기를 수입하겠다고 하는데 있다. 부족한 전기 생산을 2050년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충분한 전기생산능력을 2050년까지 낮추겠다는 거다. 필자도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에서 전기를 수입하자면 어디를 통해야 하는지에 생각이 미치니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북한을 통과해서 전기를 수입하기 위해 세계 1위의 원전 기술로 40년간 무사고로 운영해온 원자력 발전을 내던지고, 멀쩡히 전기가 남아도는 나라를 전기가 부족한 국가로 스스로를 전락시키겠다는 정부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설마 그럴까 싶은가?

역사의 수많은 비극은 설마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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