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6:37 (금)
가까운 관계일수록①
가까운 관계일수록①
  • 라옥분
  • 승인 2021.06.27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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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옥분 장유문학회 회장
라옥분 장유문학회 회장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 상황들을 접하게 된다.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 편하기에 상처 주기 쉽고 상처 받기도 쉽다. 믿었던 관계에서 오는 실망과 상실감은 짙어서 그 상처가 깊기도 하다. 서로 잘 알고 믿기에 작은 일에도 크게 아파하게 되고 그러므로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누군가를 기쁘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렵고도 힘들다. 상대를 기쁘게는 못하더라도 아프게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로의 관계가 안정되고 나면 더 이상 서로를 지켜주려 하지 않거나 쌍방의 관계에서 세심한 부분을 신경 쓰지 못한다. 예를 들면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든지 설명해야 할 상황을 설명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갈등이 쌓여 관계에도 틈이 생기게 마련이다.

사람 사이에서 태어나 가족, 친구, 동료와 유대를 맺으며 살아가면서 뼛속까지 사회적 인간인 우리는 누군가와 공명하며 행복을 느끼고 누군가와 마찰을 빚을 때 심한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우리는 뜻대로 할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간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바와 같이 친밀한 관계일수록 이 사실을 망각하게 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곤 한다.

내 자식, 내 배우자, 직장 동료 등 가까운 만큼 잘 알고 있다는 오만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없게 만들고 선을 넘게 만들기도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이런 모든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전문가들이 관계를 행복의 주요 요건으로 언급한 것은 이유가 있다. 돈이나 능력 등 다른 조건들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신뢰를 유지하고 단단한 관계가 되어 있다면 삶 전체가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정서적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단 한 명만 있어도 삶의 어려움을 견디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므로 아무리 인간관계가 힘들고 피곤하더라도 회피하거나 고립되기보다는 지혜와 배려를 연습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끔은 나의 존재가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는 화도 나겠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하고 타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인을 통해 내 존재를 확인받으려는 마음부터 내려놓아야 될 것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감정과 말을 다듬어야 할 필요성을 별로 못 느끼기 때문에 여과 없이 말을 던지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관계에서 생긴 상처야말로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긴다. 정작 그 말을 뱉었던 사람은 금세 잊어버리고 돌아서지만 그 말을 들었던 사람은 시간이 흘러서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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