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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권력이 쪼개져야 정치는 영원하다
정치 권력이 쪼개져야 정치는 영원하다
  • 류한열 편집국장
  • 승인 2021.06.1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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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편집국장

세계 역사를 거시적으로 보면 `영원한 권력은 없다`는 한 문장을 증명한다. 천년만년 갈 것 같던 대제국은 전성기를 지나면 반드시 기운다.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리던 개인의 권력도 나중에는 허무하게 추락한다. 제국이든 개인이든 권력의 바벨탑이 하늘에 닿기 전에 무너져 내렸음을 역사는 냉철하게 보여 준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약자를 억압하는 권력에 편들고 수단과 방법보다 결과를 정당화했다. 권력을 잡기 위한 온갖 술수는 지금도 펼쳐진다. 그나마 권력은 변화하기 때문에 피지배 계급은 한숨을 쉬면서도 숨통을 틔운다.

권력과 변화는 상호보완적이다. 권력의 변화가 없으면 세상은 진공상태가 돼 폭발할 개연성이 높다. `권력은 승계되는 게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다`는 통념은 선한 권력의 탄생은 허구라는 말을 지지한다. 대커 켈트너의 `선한 권력의 탄생`을 펼쳐 보면 타인에게 연민을 품고 그들을 행복하게 할 때 가장 잘 드러나는 게 선한 권력이라고 했다. `권력은 쟁취하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다`는 공동체의 최대 선을 증진시키려는 사람에게는 합당한 소리다. 실제 대부분의 권력은 자신을 둘러싼 작은 공동체의 선을 위해 일한다. 현재 우리나라 권력을 보면 `586 카르텔`이 곤고해 보인다. 이 고리는 얼마 전까지 `100년 집권하네`, `20년 집권하네` 하면서 거만을 떨었다. 5년 집권도 힘겨운데 그땐 그랬다.

요즘 권력의 변화가 신선하다. 30대 야당 당 대표의 탄생은 고인 권력을 퍼내는 작용을 했다. 우선 국민의힘에서 기득권이 많이 부서졌다. 어떤 권력도 안주하면 꼰대가 돼 변화를 가로막는다. 정치의 세대교체는 신나는 일이다. 그 좋은 권력을 한 사람이 오래 쥐고 있으면 탈 난다. 권력에 취해 있거나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은 변화를 갈구하는 사람을 제일 무서워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의 등장은 우리 정치사에서 사막에서 뿜어나온 물줄기다. 답답한 정치판에 뿌려진 신선감은 국민의 스트레스를 날린다. 정치판의 건달들이 이번 일로 거들먹거리던 어깨가 조금은 좁아졌을 게 분명하다. 현재 정치의 기득권을 형성한 589세대에게 이준석 바람은 태풍보다 거세게 느껴질 수 있다. 곤고한 기득권 세력이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힐 수 있다. 이준석 당 대표의 등장은 국민의힘을 넘어 현 정권에 바르지 않은 권력은 오래가지 않고, 기득권의 발판은 쉽게 부서지기도 한다는 강력한 바람이다.

이준석 당 대표의 당면 과제는 야권 통합과 정권 교체 등이 꼽힌다. 이는 국민의힘에게 주어진 과제다. 야당은 당연히 야권을 한데 묶어 정권을 뺏어 와야 하는 건 제1야당 대표로서 최우선해야 할 목표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의 등장이 권력은 저절로 승계되지 않는다는 매서운 칼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도 많다. 36세의 이준석 돌풍으로 경남 정치권에도 새로운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강세인 경남에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부는 지원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판에서 변화는 우리 모두를 위한 권력 사용을 위해 바람직하다. 이준석 등장으로 쪼개진 기득권을 보면서, 또 다른 이준석이 나와서 승계하려는 권력을 계속 부쉈으면 좋겠다. 정치권력이 영원하지 않아야 정치가 영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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