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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윤여정의 `죽여주는 여자`②
기본소득과 윤여정의 `죽여주는 여자`②
  • 공윤권
  • 승인 2021.06.13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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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권 전경남도의원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

영화 `죽여주는 여자` 속에서 윤여정에게 살기 힘든 노인들이 죽여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첫 번째 노인은 중풍으로 쓰러져 삶의 의욕을 잃었을 때 윤여정이 농약을 먹여 죽인다. 두 번째로 죽여달라고 부탁한 노인은 단칸방 옥탑방에 살고 있는 치매 걸린 노인이었다. 이 노인은 유일한 친구조차 알아보지 못할 것을 걱정하며 외롭게 혼자 죽어가는 것을 두려워했고,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윤여정은 산에서 그 노인을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것으로 그 부탁을 실현했다.

이 노인에게 기본소득이 지급됐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봤다. 병원을 가거나 노인정을 가기 부담이 없어서 최소한 혼자 죽을까 걱정하는 처지는 면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 옥탑방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윤여정이 세 번째로 죽여준 사람은 두 번째 노인의 친구다. 멀쩡해 보이지만 부인을 잃은 후 외로움에 삶의 희망을 접었다. 윤여정이 한 일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노인을 옆에서 마지막으로 지켜보는 일이었다. 사람이 가장 극단적일 때는 아프고 외롭고 자존감이 무너질 때다. 그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사회와의 소통이다. 이 소통에 기본소득이란 정책이 최소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죽여주는 여자를 보면서 기본소득을 생각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 노인 문제의 심각성 때문이다. 성장 시대에 노후를 준비하지 않은 많은 노인들이 힘들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영화 속의 대사에는 우리나라가 경제 규모가 11위임에도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독보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노인 빈곤율 뿐만 아니라 노인 자살율 또한 독보적인데 다양한 노인 복지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소외되는 노인들이 많다.

복지 정책의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 있다. 이 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최소한의 생존 비용을 국가가 깔아주는 바탕 위에서 추가적인 복지 정책을 짜자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최근 들어 코로나 재난지원금 지원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전환된 것으로 생각된다. 한꺼번에 큰 금액이 아니라 조금씩 늘려가더라도 노인이 죽어가는 이 나라에서는 반드시 시급하게 시행되야할 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얘기했던 사람이 먼저인 세상, 노무현 대통령이 얘기했던 사람 사는 세상의 구체적 실행 방법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의 실시로 최소한 사는 게 억울하고 힘들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만은 없는 사회가 빨리 실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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