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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윤여정의 `죽여주는 여자`①
기본소득과 윤여정의 `죽여주는 여자`①
  • 공윤권
  • 승인 2021.06.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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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권 전 경남도의원
공윤권 전 경남도의원

얼마 전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에서의 열연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개인적으로 윤여정이 출연했던 작품들은 대부분 접했다. 윤여정이란 배우의 독특한 매력과 다소 강력한 줄거리를 가진 영화들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윤여정의 수많은 출연작 중 최고라고 생각되는 영화는 `죽여주는 여자`였다. 윤여정의 리얼한 연기와 더불어 대한민국 노인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아픈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노인이 죽어가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기본소득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윤여정(소영)은 종로 탑골 공원에서 성매매를 하는 박카스 할머니다. 동두천 미군 기지에서 활동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더 이상 현역으로 활동은 힘들어 먹고살기 위한 수단으로 박카스 할머니가 된 60대 중반의 여인이다.

`죽여주는 여자`라는 영화 제목은 성적으로 죽여준다는 의미와 실제로 사람을 죽여준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윤여정은 박카스 한 병을 팔 때마다 3만 원을 받는데, 그 마저도 여관비 1만 원을 제하고 나면 2만 원 정도에 성매매를 하는 셈이다. 하루에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하는 날은 "노워크 노머니"라고 쿨하게 얘기하기도 했다. 기본소득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할 정도의 금액을 국가에서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정책이다.

만약 그 기본소득이 50만 원 정도 주어졌다면 이 영화에서 윤여정은 굳이 박카스를 팔며 힘든 삶을 살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하루에 이삼만 원을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하는 힘든 우리 노년층의 삶을 기본소득으로 보호해 줄 수가 있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노년층뿐만 아니라 장애인 청년과 트랜스젠더 처녀가 윤여정과 한 집에 살고 있는데, 장애인 청년은 4개월째 월세를 내지 못해 이 방마저 비워야 할 지경에 놓여 있었다. 기본소득이 매달 50만원 정도 시행된다면 이 청년의 월세 정도는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고 이 청년은 월세 부담에서 해방돼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윤여정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고 주변을 잘 챙기는 사람이다. 코피노 아이가 홀로 됐을 때 직접 집으로 데리고 와 키우기도 하고 트랜스젠더 집주인과 장애인 청년과도 정말 가족처럼 잘 지낸다. 이렇게 힘들지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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