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6:57 (토)
참새가 혀를 차다
참새가 혀를 차다
  • 문인선
  • 승인 2021.06.09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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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선 시인
문인선 시인

 

 

 

공원에서 비를 만났다

곁에 있던 후박나무 잽싸게 우산이 돼 주었다

여름날은 그늘이 돼 주던 착한 나무여

나도 누구에게

우산이 돼 줘야지 생각는데

그 아래 짖어진 복권 한 장 누워있다

누가 나무아래 앉았다 갔나보다

오백 원으로

억대를 꿈꾸던 제 욕망

좌절에 대한 화풀이만 했나보다

그걸 본 참새 한 마리 쯧쯧

혀를 차고

눈살을 찌푸리던 나무는 바람을 부른다

시체가 된 복권 좀 치워달라고

누군가 또

쉬어가게 해야 한다고

공원에서 비를 만났다

곁에 있던 후박나무 잽싸게 우산이 돼 주었다

여름날은 그늘이 돼 주던 착한 나무여

나도 누구에게

우산이 돼 줘야지 생각는데

그 아래 짖어진 복권 한 장 누워있다

누가 나무아래 앉았다 갔나보다

오백 원으로

억대를 꿈꾸던 제 욕망

좌절에 대한 화풀이만 했나보다

그걸 본 참새 한 마리 쯧쯧

혀를 차고

눈살을 찌푸리던 나무는 바람을 부른다

시체가 된 복권 좀 치워달라고

누군가 또

쉬어가게 해야 한다고

시인 약력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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