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4:00 (금)
“직관적 통찰보다 경험이 훨씬 우선… 여행은 성숙의 여정”
“직관적 통찰보다 경험이 훨씬 우선… 여행은 성숙의 여정”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1.06.09 20: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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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읽는 첫 번째 강의 제3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강사 도용복(사라토가 회장)
주제 ‘여행과 문화가 준 선물’
지난 8일 오후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에서 원우들이 도용복 강사의 ‘여행과 문화가 준 선물’ 주제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에서 원우들이 도용복 강사의 ‘여행과 문화가 준 선물’ 주제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50세 죽음 위기 전환기 맞아

세계 190개국 오지탐험 나서

음악, 미술, 시 등 문화 향유

“새 경험 없으면 지혜도 없어”

국내서 ‘키부츠 전도사’ 역할

“재미있게, 아름답게, 향기롭게만 살기에도 인생은 짧고 힘듭니다. 어느 정도 선상에 올랐을 때 ‘그래 이제 나 부자야’ 하고 내려놓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아름다운 삶을 준비해보면 어떨까요.”

도용복 (주)사라토가 회장(79)은 지난 8일 김해 중소기업 비즈니스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1차 강연에서 삶과 여행에 관한 강연을 했다.

(주)사라토가는 일본 및 미국, 스웨덴,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에 골프용품을 수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도 회장은 사업 이외에도 세계 190개국을 넘게 여행한 ‘오지탐험가’로 더 유명하다. 그는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사는 시인이기도 하다. 또한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뉴월드 오케스트라 단장, 한국국제합창협회 이사장, (사)부산문화예술진흥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날 도 회장은 사업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갑자기 50세에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과거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월남전에 참전했다고 한다. 그러다 50대에 잠복해있던 고엽제 합병증이 발병해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됐다. 그로 인해 어느 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후회는 없는가’란 의문이 들었다. 그는 “지금부터 살아있는 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마음먹고 배낭을 짊어지고 여행을 떠났다. 음악에 몰입한 것도 같은 시기였다.
 

도용복 (주)사라토가 회장의 강연 모습.
도용복 (주)사라토가 회장의 강연 모습.

여행의 경험은 독서보다 깊다

“여행의 경험은 직관적 통찰과 응시보다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도 회장은 강의 내내 여행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변화를 해야 기회가 온다’며 여행도 마찬가지로 그 새로운 변화로 인해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행을 할 때 큰 가방을 가지고 다니지 않고 최대한 음식도 현지 음식을 먹으면서 많은 변화에 노출하려 했다고 했다.

도 회장은 “사업할 때에는 삐까번쩍한 좋은 곳에만 가고, 좋은 호텔에서 자고, 좋은 음식을 먹었지만 결국 아무 의미가 없었다”며 “오지로 여행할 때에는 가방 하나에 속옷, 라면 한 박스, 계란, 김치만 넣고 다닌다. 여행자는 짐꾼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행 중에 있었던 위험했던 순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뢰를 밟았던 일, 뱀에 물릴 뻔했던 일, 아프리카에서 동물의 습격을 받았던 일 등 많은 일이 있었지만 여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결국 그 이전의 경험들이 위험한 순간에도 나를 살려주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경험이 직관적 통찰과 응시보다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여행을 통해 오히려 사업에도 도움이 됐던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50세에 인생을 안 바꿨다면 골프장 하나 할 수 있었을까 생각도 한다”며 주위에 회의적인 시선에도 여행을 통해 얻은 직관을 믿고 우즈베키스탄에 골프장을 건설해 큰 수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도 회장은 이십여 년 전 첫 오지탐험을 마치고부터 이스라엘 키부츠를 국내에 소개하는 ‘키부츠 전도사’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그는 국내 청년들이 키부츠에서 마을 공동체 봉사활동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날도 그는 청년들의 키부츠 경험을 통해 변화된 삶을 소개하기도 했다. 키부츠는 자발적 공동 소유제의 독특한 공동체로 공동소유, 공동육아, 공동식사, 직접 민주주의 등의 운영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6개월간의 키부츠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해외체험 할 수 있는 기회 △영어 실력 향상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점 △참여하기 쉬운 점 △최고의 여행지라는 장점을 꼽았다.

도 회장은 “우리 젊은이들이 키부츠에 나가면 47개국 젊은이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고 글로벌 공부를 몸으로 할 수 있다”며 “한국의 키부츠가 부산을 중심으로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용복 (주)사라토가 회장이 강연 도중 가곡을 부르자 원우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도용복 (주)사라토가 회장이 강연 도중 가곡을 부르자 원우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인간의 향기는 문화가 만든다

도용복 회장은 “꽃의 향기는 자연이 만들지만, 인간의 향기는 예술과 문화가 만든다”고 표현하면서 음악을 비롯한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인생 그 속에는 미술이 있고, 음악이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감사한 것은 문화 속에서 산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19년 부산시 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부산시 문화상은 1957년부터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사진ㆍ공예, 체육분야에 지역문화 발전과 시민문화의식 고취에 기여한 공로가 있는 자에게 시상하는 부산지역 최고의 문화상이다.

도 회장은 부산국제합창제 공동조직위원장과 한국합창협회 고문 등 지역의 굵직한 문화행사를 이끌고 있으며 한국전쟁 참전 UN군 전몰장병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UN참전국송’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그의 나이 77세가 되던 해이다. 그때 부산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7월 7일 저녁 7시에 ‘77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1945년 유엔이 출범해서 우리 대한민국 자유와 민주를 지켜낸 의미 있는 날에 콘서트를 열었다”며 회상했다. 특히 이날 뮤지션인 그의 세 딸이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강의에도 UN참전국송 영상을 보여주면서 흐뭇해했다. UN참전국송은 한국전쟁 참전 UN군 전몰장병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모차르트 변주곡에 미국,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그리스, 터키 등 22개 UN 참전국명을 넣어 작사했다. 강의 말미에 그는 글로벌 시민으로서 국제 언어를 쓸 것을 당부하면서 남자가 혼자 노래하면 Bravo! 여자가 노래하면 Brava! 다 같이 노래할 때에는 Brave!라고 환호하는 문화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그가 멋진 가곡을 부르자 관중들은 Bravo!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사업 성공 이유로 근면 성실함과 절약정신을 드는 그는 지금도 건강을 위해 하루에 2시간씩 산에 올라 산책을 한다고 했다. 오디오북 들으며 필요한 내용을 메모를 하면서 자기 계발을 이어가고 있다. 도 회장은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의 지혜도 생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환경이다. 환경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한편, 도용복 회장은 엘살바도르 명예영사이기도 하다. 국립부경대학교 초빙교수, 대구한의대학교 특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저서로는 자서전인 ‘빠샤 아저씨’, 기행집인 ‘중앙아시아의 보물창고 신비한 나라, 투르크메니스탄’, ‘살아있으라 사랑하라’, ‘위대한 여행의 순간, 그래도 살아있으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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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식 2021-06-11 16:11:31
와.. 정말 대단하네요.. 사진도 멋집니다. CEO들의 특강은 듣는 자세들도 다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