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5:18 (금)
만암 송정 큰스님과 김치영 박사의 깊은 울림①
만암 송정 큰스님과 김치영 박사의 깊은 울림①
  • 영묵 스님
  • 승인 2021.06.0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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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묵 스님 사회복지학 박사
영묵 스님 사회복지학 박사

한 스님이 밀짚모자를 덮어쓰고 웅크린 모습으로 한 손에는 호미를 들고 열심히 밭을 매고 계신다.

검정개 한 마리는 옆을 서성이며 땅에서 무언가를 찾는 듯 코를 킁킁대며 앞발로 긁기도 하고 꼬리를 흔들며 스님의 주위를 맴돌며 함께하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이마에 맺히는 땀방울이 송이송이 흘러내리며 울력(일하는)을 하시던 손을 거두시며 거친 숨소리와 함께 기지개를 켜신다.

"큰 스님 안녕하세요?", "오~! 오셨는가? 시간이 나던 모양일세"

"비가 오고 나니 풀이 얼마나 많이 자랐는지 시간 짬을 내어 이렇게 밭에서 풀을 메는 중이라네"

짧은 인사와 함께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흙 묻은 두 손을 털면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매사 모든 일에 적극적이면서도 잔잔하게 대중들 속에서 한국 불교에 대한 깊은 애정 속에 일상의 모든 생활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이어진 지혜로움으로 살라고 말씀하시던 만암 송정 큰 스님.

세상 살면서 어려움이 없다면 그것은 삶이 아니라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말씀하시던 큰 어른이셨다.

종단의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먼 미래는 종교가 더 나아가 대중의 복지적 문제에서 앞장을 서야 한다며 손수 실천했던 분이다.

지금은 열반에 드시어 두 번 다시 뵐 수 없는 곳에 계시지만 큰 스님의 살아 계실 적 행적 하나하나 말씀 한마디가 오늘에 사는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세월이 흘러갔음에는 가슴 속 깊이 주는 울림은 어른의 많은 대중을 바라보았던 안타까움이 더 나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는 행보였으리라.

생활불교 대중불교를 강조하시면서 결코 이 사회와 종교는 멀어지러야 멀어질 수 없는 관계이며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며 이른 새벽에도 손수 법당 종을 울리며 자기 안의 모든 진심으로 국태민안과 사부대중을 위한 경하한 음성은 지금도 생생하게 들린다.

지심귀명례…. 스님은 몸과 마음과 영혼까지도 홀연히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부처님께 진실로 받쳐야 한다며 기도는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이루어지신다 고 말씀하셨다. 또한 일상 하는 기도는 큰일을 대비한 처방이라며 일 순간도 게을리하지 말라며 오직 정해진 모습으로 수행 정진하며 열심히 살아가라는 짧고 굵은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에 오늘에 사는 나는 그저 머리를 숙일 뿐이다.

아무리 하찮은 것도 모든 것에 대한 인연에 의한 업이라며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강조하시면서 강렬한 그 눈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작은 일에도 매사 감사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숨 쉬는 순간순간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늘 질책하시던 분이셨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흘러 많은 일을 경험도 해 보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조금은 삶에 대해 되돌아보려 하니 더욱더 큰 어른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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