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레트로 감성
사랑스러운 레트로 감성
  • 박지숙
  • 승인 2021.06.02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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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유니시티코리아 사파이어
박지숙 유니시티코리아 사파이어

싱그러운 6월 초, 여기저기 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나무의 푸른 빛도 참 예쁘다. 언제나 그랬듯 자연은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6월이야, 곧 7월이 올 거야." 차가운 겨울의 추억은 아득해도 계절의 변화를 소곤거리는 소리는 또다시 한들거린다.

따뜻한 봄, 여름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기다림, 나의 어린 시절은 언제나 기다림이었다. 참 지루했다. 들장미 소녀 캔디의 테리우스를 보고 싶으면 일주일을 꼬박 기다려야 했고, 바싹하고 달콤한 땅콩이 듬성듬성 박힌 강정이 먹고 싶으면 설날을 기다려야 했다.

제사상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으면 자정을 기다려야 했다. 톡 쏘는 사이다를 먹고 싶으면 소풍 날을 기다려야 했다. 매일의 밥상에서 아버지께서 먼저 수저 들기를 기다리는 고통은 아직도 생생하다. 식구 많은 집 막내여서 더 많은 기다림이 있어야 내 차례가 왔다. 그러고 보니 예전과 지금의 모습들이 많이 달라졌다.

20세기와 21세기를 함께 살고 있는 세대여서 더 많이 와 닿는 것일까? 빨라졌다.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송중기가 보고 싶으면 다시 보기 하면 되고, 치킨에 피자가 먹고 싶으면 30분 안에 집까지 배달시키면 된다. 부르릉 거리며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드론 배송까지 배달 시스템이 잘 돼있다. 아버지께서 먼저 수저 들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은 방과 후에도 꽉 짜여진 학원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빠르고 편리하다.

첨단화되고 빠르고 정확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중이다. 직접 대면보다 비대면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스마트폰 속 세상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공간이 생겼다.

외로움, 쓸쓸함이다.

빠르고 편리하면 좋을 것만 같았는데 아닌가 보다. 가끔 꺼내 볼 수 있는 아련한 추억이 없어졌다. 역시 사람의 본성은 아날로그에 있었나 보다. 기다림이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심장 말랑말랑하게 웃음꽃 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최근 레트로 감성이 꿈틀거린다. 레트로란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가거나 그것을 본보기 삼아 그대로 쫓아 하려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편리함과 빠름에 예속돼 자신을 잃고 사는 사람들이 불편함과 더딤 속에서 긴긴 삶을 살아내려는 자세에서 자신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의식주의 모습에서도 아날로그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의 눈꼬리가 올라가고 눈빛이 촉촉하다. 안정돼 보인다. 감성에 젖은 사람들 참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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