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햇살 간지러워 부드러운 살결로 쭈빗쭈빗
새 생명의 증표가 완성될 무렵
친구와 고삐 풀린 송아지처럼 들판을 무대로
쑥을 캐려 다녔다
소쿠리의 쑥을 빵떡같이 크게 부풀리어 경쟁하며 으스대고
마루 위 선박엔 말린 쑥향이 술술
한 겨울에 먹는 쑥떡 맛이 일품이었다
옥답이 적어 밭농사가 주를 이루는 우리집
조그만 과수원과 작물 재배가 수입의 전부이니 넉넉하지 못했다
삼월이면 미나리 부추 봄나물 등 향긋함이 시장 광주리
메뉴가 된다
한 삶이 빠져 나가도록 봄을 이고서 수없이 오고 가며
생계를 짊어진 어머니의 고달픔이 주름마다 쭈그려 앉았고
내 고향 묵정밭에는 냉이 꽃으로 하얗게 붉힌다
유년시절을 되새김질하며 봄나물을 캔다
저녁 밥상에 들깨 갈아 넣은 어머니표 쑥국 한 사발
봄을 벌컥벌컥 들어마셨다
내년 이맘때쯤 또
해바라기하며 추억과 그리움을 캐겠지
시인 약력
- 호. 가원嘉元
- 월간 한맥문학 시인 등단
- 시마당 제23기 시창장교실 문우
- 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부회장
- 부산문인협회 회원
- 부산사투리보존협회 부회장
- 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부회장
- 황령문학회 동인
- 신서정문학회 회원
- 독도문화예술제전국대회 시낭송대회 최우수상 수상
- 제10차독도사랑 시 응모전 대상 수상(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주관)
봄놀이하는 모습이 눈에 선연하게 들어온다.
그야말로 `한 삶이 빠져 나가도록 봄을 이고서 수없이 오고 가며`는 봄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고 순수한 심경으로 봄을 대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 아름다운 소재요, 줄글이다. -안태봉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