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미술관` 지역 유치는 지역 회생의 길
`이건희 미술관` 지역 유치는 지역 회생의 길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5.26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유치 거센 반발

부산서 포문 열자, 10개 도시 가세

지역간 유치전 과열 회생의 길은 어디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을 수도권에 건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의 <문화일보> 인터뷰로 경남ㆍ부산지역이 요동치고 있다. 유치전에 나섰던 경남ㆍ부산 지역 정치권과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추진위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우선주의 발언에 우려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24일 황희 장관은 인터뷰에서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별도의 미술관을 신축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부는 국민의 접근성을 고려해 수도권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부 미술품에 대해 정부가 특별관이나 미술관 건립 등을 검토 중인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됩니다`라는 글로 처음으로 유치 선언을 했다. 그는 "이 회장은 큰 문화적 가치를 갖는 미술품을 사회에 남겼고, 대한민국 문화의 격을 높인 고인과 유족의 안목과 숭고한 뜻에 박수를 보낸다"며 "안 그래도 서울공화국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문화의 서울 집중도가 극심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려면 수도권이 아닌 남부권에 짓는 것이 온당하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포문을 열자 경남은 의령군과 창원ㆍ진주시, 경기 수원, 서울과 대전, 대구, 광주, 세종 등 전국 10여 개 도시가 가세했다. 의령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고향 인연으로, 창원시는 국립 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로, 통영은 화가 이중섭과의 인연을 들었다. 지역의 이와 같은 이건희 미술관 유치 열망에는 수도권 일극주의로 심화되고 있는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한 지방 살리기라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유치에 나선 지역들은 지역에 큰 규모의 문화시설을 가져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삼성 일가가 기증한 작품은 모두 2만 3000여 점에 이른다. 이건희 컬렉션의 가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4월 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화장의 컬렉션 중 하나는 최근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7400만 달러(한화 약 800억 원)에 팔린 `수련 연못`의 화가 클로드 모네 작품과 같은 주제와 크기, 유사한 화풍의 작품도 있다고 한다. 고갱, 피카소, 사갈 등 해외 거장의 작품은 물론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근대미술을 개척한 거장의 작품도 다수 기증됐다. 워낙 방대해 국립박물관 등의 수장고에 보관하기도 부족한 상황이다. 기증품을 한곳에 전시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면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유치경쟁이 전국적으로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고향이다`, `사업장이 있다`는 등으로 지역 간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수도권으로 넘어갈 상황에 이르렀다. 동남권 신공항 유치 재현이라는 탄식도 있다. 여기에다 미술관 유치 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유족의 뜻과 정부의 계획 파악 여부도 없이 한번 찔러 놓고 보자, 김칫국부터 마시려 한다는 개탄도 있다. 여기에다 새 미술관 건립에 앞서 지역에 있는 미술관부터 발전시킬 방안과 연구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4월과 5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0회 부산화랑아트페어`(BAMA)와 `2021 아트부산`(ART BUSAN)는 각기 65억 원, 350억 원의 역대 최고의 작품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는 2019년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매출액 310억 원을 뛰어넘었다. 아트부산은 역대급 매출과 함께 사흘 동안 8만 명이 찾아 부산 시내 숙박업소는 동이 났다고 한다. 부산이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와 겨룰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 부산이든 경남이든 이건희 미술관의 지역 건립은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을 살리는 `지역 회생의 길`이라는 점을 정부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