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6:14 (목)
산골 빈터
산골 빈터
  • 조환
  • 승인 2021.05.17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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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 시인
조환 시인

 

 

 

머물던 이들 아련히 사라지고

그곳엔 싸늘한 적막이 하염없이 서려 있다

재잘거리던 웃음소리도

밤새 짖던 백구 소리도

그저 허상인 양 그곳에는 없었다

마당에는 그을린 구들장이 널브러져 있고

깨어진 옹기가 무심히 웅크리고 있다

노인들의 헛기침도 들리지 않고

밥 짓는 도마 소리도 더 이상 없었다

그저 길고양이 발길만이 남아있었다

사라진 공간에는 잡풀만이 무성하고

자루 빠진 녹슨 괭이가 덩그러니 있을 뿐

삭은 김치 내음도 없었고

잘 익은 간장 내음도 없었다

그저 꿈 인양 모두 가고 없었다

시인 약력

- 경북 울진 출생

- 현대문학사조 시부문 등단(2020)

- 김해文詩 회원, 영남문인회 회원

- 가야대학교 학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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