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던 이들 아련히 사라지고
그곳엔 싸늘한 적막이 하염없이 서려 있다
재잘거리던 웃음소리도
밤새 짖던 백구 소리도
그저 허상인 양 그곳에는 없었다
마당에는 그을린 구들장이 널브러져 있고
깨어진 옹기가 무심히 웅크리고 있다
노인들의 헛기침도 들리지 않고
밥 짓는 도마 소리도 더 이상 없었다
그저 길고양이 발길만이 남아있었다
사라진 공간에는 잡풀만이 무성하고
자루 빠진 녹슨 괭이가 덩그러니 있을 뿐
삭은 김치 내음도 없었고
잘 익은 간장 내음도 없었다
그저 꿈 인양 모두 가고 없었다
시인 약력
- 경북 울진 출생
- 현대문학사조 시부문 등단(2020)
- 김해文詩 회원, 영남문인회 회원
- 가야대학교 학생과장
저작권자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