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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여년 전 이름 되찾은 산청 ‘덕산사’
1300여년 전 이름 되찾은 산청 ‘덕산사’
  • 김영신 지방자치부 부국장
  • 승인 2021.05.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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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지방자치부 부국장
김영신 지방자치부 부국장

최근 1300여년 전 불리던 원래 이름을 되찾은 한 천년고찰이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산청군 삼장면 대포리 장당계곡에 있는 산청 ‘덕산사’다.

덕산사는 지난 1959년 원경스님이 절을 다시 세우면서 ‘내원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 대한불교 조계종과 ‘덕산사’, 산청군이 함께 뿌리를 찾고자 힘써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덕산사 안내문에는 신라 무열왕 4년(657)년에 원효대사가 처음 세웠다고 기록돼 있다. 이후 동방의 대보살로 불렸던 무염국사가 상주하며 수많은 수행자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1000여 년이 지난 광해군 1년 원인모를 화재로 절터만 남기고 전소됐다고 한다. 그러던 것을 1959년 원경스님이 절을 다시 세우고 내원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전해진다.

그동안 문헌 상 기록 외에 기존 내원사가 덕산사 자리에 세워진 것을 실증하는 자료를 발견하지 못해 내원사는 본명을 되찾지 못한 처지였다.

지난해 10월 대웅전 위치 고증을 위한 시굴조사에서 덕산사 사찰명이 새겨진 기와가 발굴돼 비로소 내원사가 덕산사 사지(寺址)에 지어진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산청군과 내원사가 명칭 되찾기를 진행했다. 지난 3월 중순 대한불교 조계종은 내원사 사찰명을 덕산사로 변경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후 군은 지난 3월 26일자로 전통사찰 변경등록을 완료했다.

실제 내원사 기원인 ‘덕산사’는 산청군 시천ㆍ삼장면에서는 아주 낯익은 이름이다. 옛로부터 인근 지역 사람들은 자신들이 자리잡은 터를 ‘덕산’이라고 불러 왔다.

시천면 초입의 남명 조식 유적지 인근을 ‘입덕문’이라고 부르는데 이 곳을 넘어 안으로 들어서면 통칭해 ‘덕산’이다.

이 곳 지역민들은 초ㆍ중ㆍ고교 이름을 ‘덕산’으로 지었고 강변에 조성된 시장 이름도 ‘덕산시장’으로 부른다. 농협 하나로마트 이름도 덕산지점이다.

덕산사에는 보물 제1113호 ‘산청 내원사 삼층석탑’과 지난 1990년 보물 제1021호로 지정됐다가 2016년 국보 제233-1호로 승격된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있다.

비로자나불 대좌의 중대석 안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납석사리호‘(국보 제233-2호)는 부산시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납석사리호는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다 먼저 국보로 지정(국보 제233호)로 됐다가 비로자나불이 국보로 승격되면서 불상과 사리호의 관련성을 명확히 하고자 지정명칭과 지정번호가 변경됐다.

천년고찰 덕산사가 원명을 되찾은 일을 두고 덕산사와 신도들은 물론 지역민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

단순히 이름이 바뀐 것 뿐 아니라 지역 역사와 그 뿌리를 함께하는 천년을 훌쩍 넘은 고찰이 실존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선조들이 옛날 이야기처럼 들려준 수많은 말씀들이 실체를 되찾은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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