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로 돌들을 쪼갠다
쪼개진 돌들에선 눈물 같은 흙먼지
뭉어리지며 하늘로 피어 오른다
덥수룩한 모습, 까만 눈이 유난히 빛나고
포크레인 운전석 운전기사는 마치 자신이
B52 폭격기 조종사나 된 듯
최고의 R.P.M을 작동하며 돌들을 쪼아 된다
한 덩이씩 떠올려지는 돌덩이
기나긴 동면을 끝마치고 마침내
세상 밖 알몸으로 태어난다
영원히 땅속에 묻혀 깊은 잠
취하든 그 큰 만 근의 몸뚱아리도
한 갓 인간이 손끝으로 두둘겨 맞춘
뭉퉁한 쇠붙이로 산산이 부서진다
둔탁한 소리 지르며 공중 곡예 하듯
땅위에 차곡 차곡 정열한다
어데로 떠날지 모르면서……
시인 약력
- 아호. 죽범竹凡 (서예가 素菴 현중화 선생 작호)
-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출생
- 2001년 12월 월간 `한맥문학` 신인상 수상 등단
- 성산포문학회 창립 초대회장 역임
- 서귀포문협 부회장 지냄
- 서귀포문화원 이사(현)
- 2020년 한울문학 <언론문학대상> 수상
- 시집 : 우성강 연가, 바다의 집
채석장에 가면 마치 새가 쪼듯 돌을 캔다.
사람의 손으로 다듬은 돌덩이 한 개 작품이 되어 나타난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돌덩이는 무작정 사람을 기다린다. 시와 다를 바 없다.
-안태봉 시인-
저작권자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