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사저, 더는 `남우세` 되어선 안 돼
평산사저, 더는 `남우세` 되어선 안 돼
  • 김중걸 편집위원
  • 승인 2021.05.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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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평산사저 찬반 논란

사태봉합 위해 주민비상대책위 구성

`건립 반대` 극단적인 의견표출 전개
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문재인 대통령의 평산사저 찬반 논란이 일단락됐다. 지난달 20일 양산시 하북면 지역사회단체가 반대 펼침막을 내 건지 20여 일만이다. 11일 오후 4시 양산시 하북면행정복지센터에서 김일권 양산시장과 주민비상대책위원회 간의 1시간 40여 분간 진행된 간담회 끝에 "주민대책위 활동과 플래카드 등 집단행동을 중단한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반대와 찬성 이른바 펼침막 논쟁이 빚어지자 지역사회단체는 사태 봉합을 위해 지난달 29일 주민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 시장과의 첫 대화의 장에서 의미 있는 의견이 도출된 것이다.

이렇듯 시장과 주민비상대책위 간에 대화로 충분히 매듭지을 수 있는 사저 문제가 어쩌다가 `건립 반대`라는 극단적인 의견 표출로 전개된 것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다. 일어나지 않고도 해소될 일이 불거지자 주민은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졸지에 `보수의 땅`, 보수주의자로 매도되고, 이주민을 배척하는 몰인정한 사람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태의 전개 없이 물밑에서 해결할 수 없었을까 하는 대목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굳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지는 말아야 한다.

양산시 하북면 신평마을은 전 국민이 잘 모르는 트라우마가 있다. 지난 1993년 5월 통도환타지아 개장 당시 수개월 동안 주말과 휴일마다 주민들은 교통지옥을 경험한 바 있다. 부처님 오신 날도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통도사와 통도환타지아의 유일한 진입로인 지금의 신평중앙길 일대의 교통체증은 물론 고속도로까지 정체돼 생업과 나들이 불편 등을 겪었으나 인내했다. 경주 불국사와 함께 전국 유명 관광지로 잘 알려진 통도사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부산 노포동을 기점으로 자동차로 20분도 채 안 걸리는 사통팔달의 도로망으로 인해 체류형에서 나들이형으로 변하면서 관광객의 지역 낙수효과는 사라졌다.

통도환타지아는 영남권의 최대 위락시설 명성이 사라진 지 오래다. 관광 외에 하북면은 인접한 울산시 울주군 소재 삼성SDI에 의존했던 지역경제는 여건 변화로 생산라인 해외 이전 이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골프장은 골퍼들의 지역 맛집 이용으로 그나마 지역 경제에 숨통을 트고 있으나 잘되는 음식점은 손가락을 셀 정도다. 지역 내 기업 등으로 주민이 체감하는 경제 수혜는 적다. 면 소재지인 신평 일대는 영축산(통도사) 고도제한 등으로 고층 아파트 건립에 어려움이 있다. 아파트, 기업 등의 부족으로 하북면 인구는 8000여 명에 불과하다. 인구 유입은커녕 기존의 주민조차 허덕이고 있다. 통도사 일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으로 환경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새로운 도시개발계획이 없는 한 개발은 어렵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이 양산 매곡사저를 떠나 평산마을에 사저 터를 매입했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경제 등 지역 발전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내심 교차했다. 침묵은 묵시적 동의로 간주하는 것 같았으나 지난달 경호동 건립추진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역사회단체는 그동안 지역 발전을 위해 사저 건립 대화상대를 찾았으나 제때 손을 내미는 이가 없자 분출했다고 한다. 본의와는 달리 `사저 반대`로 선을 넘어 대통령과 주민에게 내상을 입혔다. 사저 문제는 개인의 일이다. `거주이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기본권으로 인지상정의 일이다. 그러나 보통의 이웃이 아닌 특별한 이웃인 대통령을 맞는 복잡한 주민 속내를 알아챘다면 이 사태는 미연에 막고 해소할 수 있었다. 아쉬움이 크다. 이제 공식 대화의 물꼬를 텄다.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다. 퇴임까지는 1년 남짓이다. 치유가 가능한 시간이다. 좋은 이웃사촌이 되려면 대화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사저 문제가 담장을 넘어 남사(남우세)가 되지 않도록 정치권 개입 등 외부세력 차단과 슬기로운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상책이다. 이번 기회에 `나는 좋은 이웃인지` 자문자답도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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