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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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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형칠
  • 승인 2021.05.02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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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칠 수필가
오형칠 수필가

금요일 아침, 약국 앞에 이상한 물체가 보였다. 개X이었다. 범인(?)은 애완견이 분명했다. 한국에 애완동물이 너무 많다.

지난 토요일이다. 송 사장이 왔다.

"어떤 녀석이 가게 앞에 큰일을 보고 갔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흰 개 한 마리가 큰일 하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사람이라면 혼내주려고 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 수는 약 600만, 반려 고양이는 260만이다.

반려동물의 긍정적인 측면은 인간에게 기쁨과 안정을 주지만, 부정적인 면은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점이다.

조선일보 `주말 탐구생활`이라는 코너가 있다. 3월 20일에 `우리 멍멍이 호구 될라`라는 기사가 실렸다.

수만 원하는 발바닥 보습제가 개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필요 없다. 소변검사 키트, 애완견 삼계탕 혹은 카레가 있다. 개인적인 취향이라 어쩔 수 없지만, 이 용품들은 고가이다. 이런 바가지요금을 `팻 택스`라고 빗대어 말한다. 이러한 반려동물용품은 터무니없이 비싸다. 어떤 사람은 고양이 캣타워를 만드는데 400만 원을 썼다고 한다. 또 반려견 보험상품은 월 3만~9만 원이며 중병에 걸려 수술하면 100만 원이 넘는다. 고양이 스케일링 비용이 50만 원이란다.

작년 6월 서울에 사는 기초수급자 604명을 조사해보니 반려동물 월 양육비가 12만~13만 원 정도 든다고 했다. 일반인은 15만~30만 원이 든다고 알려졌다.

또 특이한 이야기 한 가지, 개와 함께 즐기는 `개 맛집`도 성업 중이란다.

개와 함께 가기 좋은 카페와 식당, 이른바 `개 맛집`이다. 외국 토픽 뉴스에 개와 결혼하는 사진을 보았다. 이러다가 우리나라에도 개와 결혼하는 사태가 발생할까.

오늘도 약국에 늙고, 병들고, 돈마저 없는 할머니가 하소연했다. 80대 중반은 돼 보였다. 남편은 요양병원에, 장애인 아들은 집에 있다면서 근육 이완제와 진통제를 구매했다. 삶이 삶이 아니라, 고통이었다.

가족 우선 순위도에서 5위로 밀려난 우리 어르신들은 애완동물보다 행복하게 살아야 할 텐데, 현실은 푸대접받는 사람이 적잖다.

`애완동물`이라는 말은 있지만 `사랑스러운 우리 어르신`이라는 말은 없다. 이런 말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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