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침입죄에 관하여
주거침입죄에 관하여
  • 김주복
  • 승인 2021.04.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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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복 변호사
김주복 변호사

우리 헌법 제17조는 모든 국민의 주거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개인의 주거의 평온을 침해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우리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주목할 점은, 주거침입죄의 보호 대상을 `주거`에 국한하지 않고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까지` 더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거`란 사람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점거하는 장소를 말하는데, 반드시 영구적일 필요도, 사람이 현존할 필요도 없다. 주거에 직접 사용되는 건물뿐 아니라 부수되는 정원도 포함하고, 최근 판례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공용 계단과 복도도 주거에 해당한다고 본다.

사람이 살고 있는 별장이나 천막, 임시 거주지도 주거에 해당한다. `관리`란 사실상 사람이 관리하는 것을 말하고 본인 스스로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으로 하여금 감시하도록 하거나, 자물쇠를 걸어두는 등 관리의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점유하는 방실`이란 건물 중 지배ㆍ관리하는 부분, 즉 가게, 사무실, 연구실 등 따위를 말한다.

`침입`이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목적물에 들어가는 것을 말하는데, 일반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행정관청, 은행, 점포 등이라도, 폭력, 절도, 강도 등 범죄의 목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 된다. 타인의 주거의 일부에 적법하게 들어간 경우에도 허락된 범위를 넘어서 다른 부분에 들어가는 것도 거주자의 의사에 반할 수도 있다.

주거침입죄와 관련한 판결로, 입주자대표회의(약칭, `입대의`)가 외부인에 대하여 아파트 단지 안 주차장 출입을 금지하였는데도, 이를 어기고 주차장에 출입한 외부인에 대해 유죄판결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대법원 2017도21323 판결 참조). 사안은 이렇다. 피고인은 2009년경부터 지하주차장에서 입주자 등을 위한 건식세차영업을 할 수 있도록 아파트 입대의로부터 허락을 받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세차계약을 체결하고 관리사무소에 보증금과 월 사용료를 지급하였고, 아파트 일부 입주자 등과 세차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세차영업을 했다. 그러다가 계약기간만료 이후에도 추가 연장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일부 입주자 등과 체결한 종전 세차계약의 이행을 위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가서 세차영업을 계속했다. 이에 입대의가 피고인에 대해 지하주차장 출입 금지 결의를 하고 피고인에게 통지했으나, 피고인은 이를 무시하고 세차를 하기 위하여 지하주차장에 들어갔다가, 건조물침입죄로 기소되었다.

재판에서 피고인은, `비록 아파트 입대의 결의에는 반하지만 일부 입주자 등의 승낙을 받아 주차장에 들어갔으므로 건조물침입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공동주택 관련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련법에 따라 구성되는 공동주택의 자치의결기구로서 공동주택의 입주자등을 대표하여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주요사항을 결정할 수 있고, 개별 입주자등은 원활한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공동주택에서의 본질적인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한 입주자대표회의가 결정한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따를 의무가 있다.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에는 `단지 안의 주차장 유지 및 운영에 관한 사항`도 포함된다. 따라서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자등이 아닌 `외부인`의 단지 안 주차장에 대한 출입을 금지하는 결정을 하고 그 사실을 외부인에게 통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인이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정에 반하여 그 주차장에 들어갔다면, 출입 당시 관리자로부터 구체적인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주차장의 관리권자인 입주자대표회의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갔거나, 설령 외부인이 일부 입주자등의 승낙을 받고 단지 안의 주차장에 들어갔다면(그 주차장에 대한 개별 입주자등의 본질적인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한) 건조물침입죄는 성립한다." 여기서, 주차장 출입 및 사용에 관한 개별 입주자등의 본질적인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데, 대법원은 `주차장의 유지 및 운영에 관한 관계규정의 내용, 주차장의 본래 사용용도와 목적, 입주자등 사이의 관계, 입주자등과 외부인 사이의 관계, 외부인의 출입 목적과 출입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다소 막연하고 추상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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