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7:07 (금)
무대서 만난 가야사 건국… 평등ㆍ사랑 메아리 치다
무대서 만난 가야사 건국… 평등ㆍ사랑 메아리 치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4.13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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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왕옥(왼쪽 소프라노 김성은)과 김수로(테너 박성규)가 사랑의 결실을 맺은 후 가락국의 백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허왕옥(왼쪽 소프라노 김성은)과 김수로(테너 박성규)가 사랑의 결실을 맺은 후 가락국의 백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창작 오페라 `허왕후` 리뷰

김해문화재단, 8~10일 초연 성료

무대 조형물ㆍ화려한 의상 `눈길`

출연진 88% 지역 예술인 구성

무대 속 내용 흐름 아쉬움 남아

9~10월 대구ㆍ서울서 다시 선봬

가락국을 건국하고 강력한 철기 국가로 성장시킨 김수로와 바다 건너 아유타국의 공주이자 가락국의 번성을 이끌어가는 허왕옥의 사랑ㆍ 가야의 역사 이야기를 담은 창작 오페라 `허왕후`가 관객들을 만났다.

지난 8~10일 초연 창작 오페라 `허왕후`는 김해시와 김해문화재단이 1년 3개월간 동안 공을 들인 작품이다.

창작 오페라 `허왕후`는 총 4막으로 구성돼 음악, 무대, 의상 등을 통해 역사 이야기 속 상상력을 더해 흥미와 대중성을 확보했다.

가락국의 9간역 중 신귀간, 유천간, 아도간, 피도간이 주물 예식을 올리고 있다.
가락국의 9간역 중 신귀간, 유천간, 아도간, 피도간이 주물 예식을 올리고 있다.

△관객의 심금 울리는 화려한 캐스팅 오페라 `허왕후`는 유명 제작가인 예술감독 신선섭, 연출 이의주, 스타 성악가인 김성은ㆍ김신혜ㆍ정의근ㆍ박성규가 출동한 작품인 만큼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허왕옥(김성은, 김신혜)과 김수로(정의근, 박성규)의 아리아의 울림은 관객들에게 묵직한 호소력을 전달했으며, 주물예식을 올리는 장면에서 최선희가야무용단의 강렬한 몸짓과 허왕옥의 시녀 디얀시의 죽음을 위로하는 장면에서는 애틋한 몸짓이 작품에 녹아들었다.

또, 가락국 백성으로 출연한 김해시립합창단의 완벽한 하모니와 지휘자 장윤성이 이끄는 김해문화재단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표현력 있는 연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가락국의 9간역 중 신귀간, 유천간, 아도간, 피도간이 주물 예식을 올리고 있다.
가락국 무녀로 변신한 최선희가야무용단의 모습에서 화려한 의상이 눈길을 끈다.

△그 시대 무대 조형물ㆍ화려한 의상

가야의 철기문화를 상징하기 위해 무대 중앙에 우뚝 선 철검과 철기제조장, 쇠가마 작업장, 가락국 장터 등 막이 넘어가면서 재빠르게 바뀌는 무대는 실제 가야의 민족이 된 것 같은 생생한 가야의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마지막 4막에 허왕후가 가락국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무대 위 거대한 배가 등장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화려한 의상도 한몫했다. 허왕후 속 주연, 조연들의 의상은 가야 문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대성을 가미했다.

△화려한 무대 속 아쉬운 극의 흐름 화려한 라인업과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무대디자인, 화려한 의상이 눈에 띄지만, 내용 측면에서는 초연임을 감안하더라도 조금의 아쉬움을 남겼다.

제목 그대로 `허왕후` 즉 주인공 허왕옥과 김수로의 사랑의 결실을 위해 고난과 역경의 이야기가 주를 이뤄져야 하지만, 허왕옥의 시녀 디얀시와 김수로와 라이벌 구도에 있는 사로국 석탈해의 사랑, 배신 스토리가 지나치게 강조된 점과 2막의 마지막 장면 디얀시와 석탈해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극 몰입을 방해했다고 생각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극의 흐름을 더 쉽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제목처럼 역경을 딛고 `허왕후`가 된 허왕옥은 `희망을 말하는 여성상`을 보여줬다. 여성 주인공이 서사에서 소비되는 방식은 주로 비극적이거나, 수동적으로 그려졌지만, 허왕후는 자기 의지로 사랑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허왕후를 진취적 여성으로 변신과 함께 지역 역사를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구상한 점과 출연진 88% 지역 예술인 구성에서는 큰 박수를 올리고 싶다.

`허왕후`는 오는 9월~10월 대구, 서울에서 다시 관객들에게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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