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4:29 (금)
흑과 백 사이에는 회색이 있다.
흑과 백 사이에는 회색이 있다.
  • 성남주
  • 승인 2021.04.1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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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주 창원대학겸임교수ㆍ창직학교장
성남주 창원대학겸임교수ㆍ창직학교장

성희롱으로 궐석이 됐던 서울시와 부산시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집권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거대 여당으로 만들어주었던 지난해 총선과는 정 반대의 결과였다. 반성하는 초선의원들을 향해 극성 당원들은 회색분자라고 몰아붙였다. 당을 떠나라고 하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정치는 흑백논리로 좌가 아니면 우파라고 보는 것이다. 정치는 중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는다. 중도적 가치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민심의 결과도 중도계층의 이반이었기에 중도적 가치가 소중한 까닭인 것이다.

우도 아니고 좌도 아닌 중도계층, 중간층이 바라보는 시각은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다. 당장의 성과와 집권에 얽매이는 좌우의 시각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극단적 효율성보다는 균형 잡힌 안배를 갈망한다. 과시적 결과물보다는 실질적이고도 근본적 혜택을 추구한다. 동시에 보수의 논리와 진보의 논리도 함께 선택하고 호응을 할 줄 안다. 이것이 중도계층이 갖는 중요한 장점이다. 정치권에서 회색분자라고 분류하는 중도계층이 많아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권력에 대한 상호견제와 균형의 유지, 비리와 권력남용에 대한 상호감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보수나 진보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중도계층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중도계층이 많아야 사회적 통합과 갈등봉합이 가능하다. 그리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가 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간층이 두터울수록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 빈부격차, 급진적 행동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안과 효과적 정책을 내놓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좌우, 보수ㆍ진보 간의 극한 대결이 초래하는 부작용은 겪어봤다. 한국의 정치권은 그러한 중도계층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으며 지향점도 깨닫고는 있다. 하지만 각종 선거와 정쟁에 직면했을 때는 늘 그러했듯이 내 편ㆍ네 편 으로 편을 가르고 구분한다. 선거전에서의 득표와 정쟁에서의 인기영합을 위함일 것이다.

흑과 백 사이에는 회색이 있다. 중도라고 하고, 회색지대라고도 한다. 세상을 흑백 논리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

다양성을 인정해야 건강한 나라이다. 세상을 흑백 논리에서 회색이 중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출발이다. 여당, 야당 모두 인정해야 하는 영역이다. 사람은 여자와 남자, 아이로 구분하듯이 흑과 백 사이에 회색의 존재! 회색지대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흑과 백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흑과 백 그리고 회색이 삼각형으로 구성되어야 안정적인 나라로 발전해 갈 수 있다. 숫자 3이 정치와 나라의 발전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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