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8:24 (금)
해반천에 꽃씨를 뿌리며
해반천에 꽃씨를 뿌리며
  • 김병기
  • 승인 2021.04.12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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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김병기 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

예부터 우리 김해는 산천은 빼어나게 아름답고, 인물은 번성해 많다며 옛 가야의 유허는 그 경계가 물에 둘러 있다 했습니다. 서남쪽이 바다에 접해 있어 이름만 들어도 아련한 삼차수가 휘감아 돌고 물길 따라 오고가는 인심 또한 넉넉해 서로를 의지하면서 아무런 꾸밈없이 살아왔던 것입니다. 지금은 잃어버린 짠물 머금은 바다에 닿은 칠점산과 범방대는 볼 수 없지만, 기록으로 더듬어보며 그 때 풍광을 그려봅니다.

무섭게 성장 일변도로 치달려 온 일상을 조금은 쉬어가라고 온 세계에 창궐한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환자 행세에 일조했던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지 일 년이 넘었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무서운 세태가 되었습니다. 이런 위중한 시기에 모여도 되겠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야외행사인지라 "그래 서로가 잘 지키면 괜찮겠지" 믿으며 하나 둘 대성동고분 앞 종각에 모였습니다.

그 옛날 가락국시절 수많은 이들이 나눔과 인정을 주고받은 해반천이 있기에 그나마 바다에 닿아 있지 않아도 조금은 안도하고 도시의 일상을 여는 매개체로 활력을 먹고 사는 공간으로 다듬고 가꿉니다. 모처럼 알림이 왔습니다.

`해반천 파종행사 알림` 봄철을 맞이해 김해시의 1단체 1꽃밭 가꾸기 행사로 우리 내외동 주민자치위원회도 참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카톡 대화방에 뜨자마자 참여한다는 문자가 이어졌고 매장 문도 닫고 오신 위원님들도 계셨습니다.

형형색색 옷차림에 류정옥 내외동장님은 오늘 뿌린 이 씨앗으로 예쁘게 단장된 꽃길 따라 우리의 바람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옛날처럼 웃고 즐길 희망이 반드시 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방역지침을 잘 지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당부하였습니다.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통장단과 새마을지도자회ㆍ노인회 등 우리 내외동의 자생 단체가 이리 많은 줄 몰랐습니다.

누군 호미로 땅을 파며 잡초를 뽑고 꽃씨를 뿌리며 정해진 구간을 매듭짓다 보니 해반천에 텃새 된 새오리와 원앙 무리가 가만히 쳐다보며 한가롭게 자맥질합니다.

신명마을을 거쳐 조만강에 흘러들어 서낙동강 따라 녹산 수문에 이르는 해반천의 물길에 행복을 여는 발길이 분주합니다. 해반천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에 얼룩배기 황소도 먹지 않는 외래종 잡초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더 퍼지기 전에 뿌리를 뽑아야 되기에 오늘 꽃씨를 뿌린 곳이라도 가꾸며 돌보자 위원들끼리 다짐도 하며 내년 해반천에 꽃씨를 뿌릴 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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