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5:57 (금)
`경남에 없는 것` 시리즈5… 직언ㆍ소통도 없는가
`경남에 없는 것` 시리즈5… 직언ㆍ소통도 없는가
  •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 승인 2021.04.11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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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경남도청 `2층 사람들`을 두고 그들만의 공직사회라는 말이 나돈다. 서울시청 6층에서 전 서울시장을 보위한 `6층 사람들`을 두고 `운동권 청와대`와 다르지 않다는 말도 나왔다. 그들만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빗댄 말이라 해도 지근거리에서 나온다는 권력을 감안할 때 곱게 들리는 말은 아니다.

그들의 네트워크는 정치적이며 측근으로 불린다. 4ㆍ7보선 때 공정과 정의가 화두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서울 및 부산시장 선거 결과는 국민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 극명한 사례다. 총괄 조정능력이 우려되고 일만 열심히 한다는 평판인 기조실장과 경제부지사, 그리고 정무라인이 도지사를 온전히 보좌한다면 다행이지만, `2층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또 정무 라인이 인사, 인허가 간여(干與)가 지나치면 불만과 분노의 불씨가 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우려에도 창녕에서 터진 술집 도우미 민원은 방역수칙 위반에다 성매매 추문 등 기강해이 결정판이다. 공직기강 관리와 감찰은 경남도 감사위원회의 핵심 책무다.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본연의 업무를 벗어날 경우 부패는 계속해 터진다. 하지만 부패에 대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유체이탈 화법은 책임회피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기저(基底)의 국정 운영이나 경남 도정 운영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한다.

`거짓말 소통, 직언이 없다`는 경남도의 복도통신은 "도청 2층 사람들"이 공직사회를 좌지우지하려는 것에 비해 제격인 `스태프 역할`에 충실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이들에 대한 견제는 온전히 임명권자인 도지사 몫이다.

직언이 명운을 가르듯, 지난 8일 열린 도청 혁신전략 회의에서 노조위원장이 방점을 찍었다. 그는 정치적 영역확장에 우선한 도정을 겨냥해 메가시티ㆍ광역연합ㆍ경남에 없는 부산공항 가덕도신공항에 업무에 대해 부ㆍ울ㆍ경 도지사는 있어도 경남지사는 없다는 씁쓸한 도정 단면을 토했다. 또 각론보다 총론에 우선해 난해하고, 직원 승진 자리를 꿰찬 많은 정무라인에 이어 "보선 결과, 민주당 패배는 "내로남불과 정의가 무너진 것에 있다"면서 "도정 구호인 새로운 경남"에 빗대 누구와 함께하는가를 따지듯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청와대 청원으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한 시무7조를 본뜬 시무5조를 비롯해 빼앗긴 들판에서 봄을 노래한 저항시인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연작처럼 `지금은 남의 도정 빼앗긴 도정에도 봄은 온다`며 게재한 글은 도청공무원노조 홈페이지`를 달구고 있다. 본질을 지나치거나 다소 과하고 설익은 표현도 없지 않지만 노조 홈페이지는 연일 직언과 소통이 넘친다.

도청직원은 환경이 좋지 않은 지하사무실로 내몰고 1층 `북 카페`를 홍보하는 도정, 잦은 특강, 학연ㆍ지연용이란 직위 공모, 진주 등 도내 10개 시ㆍ군 징계 분란 등 매끄럽지 못한 조치, 특정 업체를 위한 꼼수 행정, 3년째 인사라인에서 소리치는 고위직, 쌓인 불만에도 서부청사를 건너뛰려는 혁신도 논란이다.

또 솔직함보다 우회하고 가르치려는 도정 운영 등에 대한 비아냥거림도 잦다. 4ㆍ7 보선의 여당 참패는 협치 없는 입법 독주, 공정ㆍ정의를 앞세운 지난 4년의 국정운영에 쌓인 구조적 모순 등 국민들의 불만과 분노의 불씨다.

잘못을 깨닫지도, 잘못을 바로잡지도 못하는 권력에 대한 가름은 국지적이지만 선거에서 드러났다. 시공을 넘어 경남도 `2층 사람들`에 대한 평판과 가름은 어떨까. 그 결과를 매우 궁금해한다. 벌써 내년이면 지방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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